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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4 15: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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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군에서 있을때 유난히도 사건사고가 많던 그 달, 차량사고가 있었죠
5톤 덤프가 흙을 적재하고 전술도로를 올라가다가 운전병 (상병) 운전 미숙으로
11미터 비탈길쪽으로 덤프가 두바퀴반 굴러 떨어졌는데 운전병은 차량에서 나와서 ( 옆으로 전도된 상황 )
주변을 살폈으나 선탑자를 찾을 수 없었고, 상처가 심해서 2km를 기어서 인근 도로에서 지나가던 주변 부대 장교에게 도움을 요청
사고 3시간만에 구조 및 선탑자 수색을 하게 되었는데, 선탑자가 사라진겁니다..
전날 비가왔고 도로가 경사가 심해서 위험했는데..
여튼 차량인양을 위해서 체인을 걸고 작업하는데 갑자기 차량 호로 옆에서 군화가 하나 보이는겁니다...
근처에서 가장 계급이 높은 중령에게 말했더니 군의관이랑 의무병을 데리고 오더라구요 작업은 중지되고..
선탑자는 21살 하사였는데 전도되는 와중에 차량에서 튕겨나가 덤프 밑에 깔려 사망.
저희는 작업을 중지하고 5시간을 기다렸습니다... 하사 유족분이 사고현장을 먼저 확인하고 수습하는게 절차더군요..
선탑자 어머니와 친누나가 같이 오셨어요. 어머니는 부축받으시면서 산길을 올라오셔서 신원을 확인하시더니
진짜 산이 다 무너지도록 목놓아 우시더라구요.
저는 점심도 제대로 못먹고 나와서 피곤했었는데 그 울음소리를 들으니까 가슴이 답답해지고 숙연해졌습니다...
그때 인근 부대장들이랑 영관들도 표정이 엄청 심각하더라구요
홀어머니셨는데 아들이 대학진학도 포기하고 군대에 가야했다면서, 가슴이 짠했어요
저보다 나이도 어리고 사고 전날이 바로 임관1년 회식 이였다면서, 그런 아들을 군대에서 잃으셔서...
부사관이고 또 같은 직종이라 그런지 이래저래 얘기가 들려왔는데 보상금이 3천만원인가..
21살 꽃다운 청년의 목숨이 3천만원 인가... 라는 생각이 들면서 나는 얼마짜리 목숨인가 하는 회의가 들더라구요.
여튼 자식 잃은 부모를 본 적이 있다면 쉽게 잊혀지지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