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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3 20:4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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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틀린말이 아닌게..
내가 쥐뿔개뿔 가진거 없는 흙수저임.
다행인건 우리 부모님은 나에게 밑도끝도 없는 애정을 퍼부어주셨고 덕분에 가진건 없지만 자존감이 꽤 높음.
반면 우리 신랑네는 자수성가형 은수저.
금수저는 아니지만 지방에서 나름 잘사는집임.
해외여행 가야겠다 생각하면 큰 고민없이 갈 수 있을 정도...
근데 자수성가 전까지는 우리집이랑 그리 큰 차이 없을정도여서 시부모님도 신랑도 근검절약이 몸에 배어있는 사람들임.
우리집이 가진게 없기도 하고 허례허식 싫어해서 상견례때 이거저거 쓸데없는 혼수 하지말고 반지만 하고 알아서 살게 합시다. 했는데 시댁에서 콜 하심.
결혼할때 집부터 시작해서 혼수고 뭐고 신랑이랑 시댁에서 다 하셨고 나는 몸만 들어감.
자잘한 소형가전들은 내 지인들이 결혼축하선물로 사줌.
근데 시어머니가 며느리 생기면 꼭 해주고 싶었다고 하시면서 나를 따로 불러서 패물을 좀 해주셨음.
신랑은 모든일에서 내편을 들어주고 나도 시부모님한테 할말은 하고 살고 시부모님이 뭐라 말해도 비꼬아서 듣지 않고 그냥 곧이곧대로 들으니 고부갈등도 없음.
과소비나 사치를 하지 않아서 그런지 결혼 이후 재산도 꽤 모았고 심신이 결혼전보다 훨씬 안정된걸 느낌.
이 모든일을 겪으며 느낀점은...
내가 좋은사람이라 내가 가진게 없어도 남편이 나를 사랑해주고 시부모님도 나를 예뻐해주시는구나.
물론 당연하게 생각하지는 않고 시부모님께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음.
추후에 알게 된 사실인데 신랑은 내가 예쁘거나 해서 좋아한게 아니라 자존감이 높고 매사에 당당해서 좋았다고 함. 빈말로도 예쁘다고 안해줌 퉤.
그리고 서로 아끼고 챙겨주고 늘 화기애애한 처갓집의 분위기가 너무 좋다고 함. 자기집은 그런거 없었다고... 신랑은 약간 불안정애착유형을 가진 것 같음.
결혼한지 10년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까지도 자기네집 가는것보다 처갓집 가는걸 나보다 좋아함.
그만큼 안정적인 애착과 자존감은 중요하다고 생각함.
번외로 신랑은 장모님 모시고 살 수 있다는데 친정엄마가 거절했고, 나도 시엄빠 모시고 살 수 있다고 했는데 시엄빠가 거절하심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