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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3 02:5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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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2학년때 담임샘이 가정방문을 다녔었는데
하루에 네명씩 자기차에 네명 태우고 차례대로 한명씩 내려주면서 다녔음.. 가까운곳 동선 따라..
우리집 가는날 내가 젤 마지막이라 애들집 다 들림..
중간에 개소주집 하는 곳도 갔는데.. 샘 나오면서 차 트렁크 여니깐 어머님이 보약같은거 몇박스 넣음..
나는 뭐 아무 생각이 없었고
집도 단칸방 이었음.. 아버지 회사에 계시고 어머니 시장에 고모 일 도와주러 나가셨고..ㅎㅎ
집에 가면 누가 있나.. 학교 일찍 마치고 온 초등학교 5학년 여동생 있었음..
단칸방은 아니구나.. 주방이랑 세면할 수 있는 공간 있고 거실에 문달아서 안방같이 있고.. 내 방 하나 있고 그랬음..
근데 화장실이 공용화장실 ㅋㅋㅋㅋ
샘이 세집 돌면서 음료수 많이 드셔서 화장실 어디냐고 물으심..
공용 화장실 가르키니깐 글루 가셔서 일 보실 동안
나는 급하게 내 방으로 들어가서 널려있는 이불 후다닥 걷어서 안방겸거실에 있는 동생한테 주면서 숨도 쉬지 말고 여기 있으라고 ㅎㅎ;;
샘 오셔서 내 방에 들어오셨는데..
당시에 나는 반에서 컴퓨터 제일 잘하는 학생 이었음..
애들 컴퓨터 조립도 막 해주고.. 컴퓨터 동아리 회장이었음
근데 컴퓨터가 없어 ㅋㅋㅋㅋ
뭐 되고싶냐고 물으셔서 컴퓨터 프로그래머 하고싶다고 하니깐
컴퓨터는 물으셔서
부모님이 사주신대요... 라고 하니깐 표정 급 어두워지심..
그러곤 금방 일어나서 가시는데..
다른 애들은 집에 가면 20~30분씩 계시더니.. 나는 화장실 포함 온지 5분도 안되어서 그냥 후다닥 가심..
아마 똥 마려우셨던거 같은데 공용 화장실이라 못싸신 것 같았음..
근데 당시에 우리샘은 좀 체벌을 하는편이라..
가끔 애들 잘못하면 뒤에 쭈루루 나가서 발바닥 맞고 그랬는데..
막 때리면서 오다가.. 내차례 오면 막 앞으로 보면서 훈계 막 하고
슥 뒤돌아서 내차례 넘기고 다음 애 때리고 그랬음...
ㅎㅎ
이게 15년쯤 전 일인데...
그런 역경을 딛고 아들, 딸 대학 졸업 다 하고
매달 부모님께 100만원씩 용돈 부쳐 드려도 넉넉하게 저축하면서 살 수 있는게 참 너무 감사함..
엄빠 그거 장가가면 끊길지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