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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5 10: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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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그럴 때가 있더라고요 4살이어도 사람인데 스트레스가 있죠 지금 시기가 더욱 그래요 자아가 굳어지고 있는데, 말로 생각을 줄줄 표현할 만큼은 안되니 저지레하는 걸로 의사표현 하는 거예요 아이 본인 딴에는 자기 생각이란게 있어서 그걸 관철하고 싶어하는데, 이게 엄마 입장에서는 비상식 비합리라 어이없는데 아이는 그걸 몰라요
저도 옛기억을 들추어보면, 18개월~4살까지를 최고 힘든 시기로 꼽습니다 서로 말은 통하는거 같은데 애는 설득이 안되고 고집부리고 일일이 쫓아다녀야 하고 정말 너무 괴롭죠
너무 순하다고 감탄하며 키웠는데, 4살 되더니 지도 사람이라고 생각이란게 생겼는지 말도 안되는거 우기고 고집부리고.. 제일 황당했던 건 지가 바나나 먹다가 부러뜨려 놓고 부러졌다고 도로 붙여내라고 악쓰고.. 동물원에서 문닫을 시간 되어 집에 가자니까 나는 기린이 집에 간후에 가겠다고 동물원 시멘트 바닥에 드러누웠었죠 한번도 내 아이가 길바닥 진상이 될거라고 생각한적 없었어서 모골이 송연했습니다
더 어릴때는 엄마가 안돼!하면 아무 생각 없이 안되나보다 하던것을 자기 생각이란게 생기니까 안돼? 왜 안돼? 내 생각엔 이러이러하면 될거 같다고!! 이거예요 엄마가 저러저러해서 안돼! 하는데 그 이유를 이해하기엔 아직 덜 자란거죠
말이 길어졌지만, 사춘기처럼 그냥 애들 자라는 과정 중의 하나입니다 5살 지나면, 신기하게 안 그래요 저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다가 위험한거 아니면 대충 맞장구 쳐주고 (바나나 부러진건 이쑤시개로 껴주고, 신발 신고 집안을 돌아다닌다 하면 하루 그렇게 해주고 더러워졌으니 같이 청소하자고 하고, 정수기에서 물뜨는게 재밌으니까 계속하겠다 하면 질릴 때까지 하게 하고 물바닥 청소하며 수행...) 위험하거나 제 생각에 절대 안되는 것들 (동물원 바닥에 드러눕거나 과자통의 과자들을 발로 으깨보고 싶다고 떼쓰는것) 단호하게 안되는 이유를 짧게 설명하고 알아듣던지 말던지 발광하며 울던지 말던지 지 분이 풀릴 때까지 놔뒀습니다
식상한 말이지만, 육아는 시간이 약이더라고요 옛기억에 울컥해서 지금 7살 아들에게 그때 너 왜 그랬냐고 따지니
어려서 그랬지, 어려서. 뭘 잘 모를 때였어 라네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