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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11 21:5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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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의 맛을 극의까지 즐기시는 분은 우전이상의 차를 드시는데 세작도 평범히 차를 즐기시는 분들이 많이 찾는 정도입니다. 중작이나 대작도 나름대로의 활용 가치가 있어 쓸만합니다.
최근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다도수업을 진행할때 예산 문제로 대체적으로 중작을 이용합니다. 물의 온도와 우려내는 시간만 잘 맞추면 제다실력에 따라 중작이나 대작에서도 좋은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맛이 떫은 중작이나 대작이 영양성분은 우전/세작에 비해 월등히 높다고 합니다.
국내에서는 우전차 60~70도... 세작 70~80도, 중작이나 대작은 그보다 높은 온도로 우려내는데, 너무 높은 온도의 물로 우려내게 되면 어린잎 일수록 가지고 있는 맛을 모두 쏟아내버리기 때문에 적정선을 찾기 위해 온도를 낮춥니다.
일본에서는 30~40도 정도, 체온에 가깝게 온도를 맞춘 물로 우려내는 다법도 있다고 합니다. 다만 모든 찻물은 100도 이상의 고온까지 끓인 후 식혀서 사용하는데, 과학적인 근거는 잘 모르겠으나 그렇게 해야 차맛이 살아난다고 합니다.
일부 약차 같은 차는 작은 다관(정말 작은...)에 우전차를 가득 넣고 50도 정도의 물을 반만 넣은 뒤 한참 우려내어 찻물이 불투명해지고 농도가 진해질때까지 우려 먹는 눈물차(약차)도 있습니다. 호불호는 갈리지만 녹차와 말차의 중간선쯤 걸친듯한 이 차의 맛도 나름 각별합니다.
개인적으로 국산 중작, 대작 녹차는 여름에 냉침으로 즐깁니다. 찬물에 녹차를 우려내면 탄닌 성분이 덜 빠져나와 녹차의 향과 은은한 맛은 나되 텁텁하고 쓴맛은 적게 우려낼 수 있어 평소 녹차맛을 즐기지 않는분이나 어린아이들에게도 인기가 있습니다.
제다 방법에 따라 마치 참기름을 한방울 떨어뜨린것처럼 고소한 맛이 나는 차도 더러 있는데, 해조류 맛이 나는 차는 잘 모르겠네요... 사실 일본의 식문화에 대해서 보편적으로 잘 아시듯이 약간 괴식 문화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녹차도 정말 별의별곳에 다 들어갑니다... 상상력이 좋은 것일까요... 그냥 이상한 것을 즐기는 걸까요... 해조류 맛이 나신다고 하니 괜히 정말 미역을 섞었을지도 모른다는 잡념이 스치고 지나갑니다.
일본의 어느 지역에 가셨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일본 녹차의 종류는 지식이 모자라 도와드리기가 힘들 것 같고... 한국다인들이 종종 즐기는 일본 말차는 후쿠오카 성야제다원, 교토의 소산원의 말차가 유명합니다. 낮은 등급의 차도 대체적으로 한국의 말차보다 부드럽고 즐기기 편한 맛이고 가격도 괜찮은 편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개인적으로 하동지역의 녹차를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다원까지 추천해드리기는 힘들지만 국내에서는 하동(화개) 쪽의 차가 야생차에 가장 가깝고 맛과 향도 만족스러웠습니다. 말차 같은 경우는 소규모로 하시는 분들도 종종 있지만 보성의 ㅎㄱ제다 말차가 가장 보편적입니다. (마트에서 파는 가루녹차 같은 제품과는 격이 조금 다릅니다.) 국내에서 일본 재료를 수입해서 말차를 만드는 ㄷㄱ원이라는 업체도 있습니다만 맛에 대해서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말차는 국내산 녹차수종보다 일본산 녹차수종이 맛이나 제조과정에 적합하다고 합니다.
위에 댓글 써주신분이 좋은 설명을 해주셔서 아는바를 조금 부연해서 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