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1
2013-06-06 13:4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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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을 놓고왔다던 토끼와 함께 뭍으로 올라 왔다.
6월의 햇살은 따뜻함 보단 따가움이리라.
한쪽 눈을 찡그리고 고개를 드니,
등 위에서 폴짝 뛰며 내려온 토끼도 이내 한쪽 눈을 찡그린다. 마치 날 보며 윙크라도 하듯이.
"금방 다녀 올게. 잠깐만 기다려~"
그 녀석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달려 나갔다.
'저 토끼도 참 불쌍하군. 용왕에게 자신의 간을 바치려 저리 애를 쓰다니. 그럼 기다리는 동안 잠이나 한숨 잘까.'
금방 온다던 녀석은 뉘엿뉘엿 해가 저물어 갈 때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허기를 느낀 난 근처에서 군것질거리를 찾았다.
'아, 미꾸라지 한 마리 딱 입에 넣으면 좋겠다. 그 파닥파닥 거리는 식감. 캬.'
눈을 감고 입맛을 다시자 기분이 좋아졌다. 마치 하늘이라도 날고 있는 것 같은........어라. 진짜다. 진짜 하늘을 날고 있었다.
내가, 땅 위에서 둔하다고 핍박받는 내가 하늘을 날다니. 끼야호~!!
얼마나 날았을까,
온통 반짝이는 차가운 땅 위에 내려왔다. 여기가 말로만 듣던 하늘나라?
큰 숨을 한번 들이켰다.
' 생선 냄새. 천국이 맞는가 보다. 끼니 때울 미꾸라지가 있으면 좋겠는 걸. 어디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