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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14 17:3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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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카렌스 몰 때,
직진 신호 대기 중에 봉고차 한 대가 1차로에서 우회전 하려고 제 앞으로 나가려 하다가 앞 범퍼를 쿵 하고 찧었어요.
손가락 크기 만큼 도색이 벗겨졌어요. 일단 내렸죠.
차를 보고 있으니 조수석에서 아들 쯤 보이는 양반이 내리더라고요. 인상을 쓰면서.
아마도 '뭐 별 것도 아닌 걸로 뻘소리할 생각 하지 마라.'정도의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듯해 보였죠.
저도 덩치가 커요. 188cm/90kg
그 조수석 양반을 보면서 인상을 같이 썼어요. 눈싸움이 일어났죠.
"일단 사과부터 하이소."
아무 말도 없이 그냥 안경 한번 올리고 계속 쳐다봅디다.
사태가 심각한 걸 눈치챘는지, 운전석에서 아버지쯤 보이시는 어른이 내리더라고요.
"아이고 미안해요. 미처 못 봤네요."
/"아, 예. 못보셨을 수도 있지요. 뭐."
그쯤되니 아들은 헛기침 한번하고 다시 들어가데요. 그 어르신께 그랬어요.
"이런 거 사과 한 마디만 하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되는데, 조수석 저 분 때문에 보험 전화하려고 했어요."
"아이고. 우리 아들이 이런 쪽으론 잘 몰라서 그래예."
뭐, 그래서 서로 웃으면서 갔어요. 카렌스 범퍼는 나중에 뒷휀다 갈 때 공업소에 말해서 페인트 좀 덧대 발라 달라고 했어요.
이런 사람이 있고, 저런 사람이 있을 거지만, 우선 잘못한 것에 대한 사과는 누구든 막론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