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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05 14:5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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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부모들은 지긋지긋한 가난이 싫어 온갖 더러운 꼴, 서러운 일 당하면서 자식 키우고 부모 봉양하고 형제 건사하고 심지어 손자손녀까지 키워주고..
주변에 다 그렇게 못사는 사람들 투성이라 이웃끼리 돕고 으쌰으쌰해서 살았지만..
우리는 잘나고 잘사는 사람과 비교하며 결혼을 하기도 아이를 낳기도 아이를 키우기도 두려워 하지요.
윗분들이 말씀하시는 것 처럼 나와 내 아이가 하층민으로 살아가게 될 것에 대한 두려움.. 그 이전에 좋은 남편, 좋은 아내, 좋은 아빠, 좋은 엄마, 좋은 사회 구성원이 될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
그 두려움을 이겨내려 해도 보란 듯 부모 잘만나 잘 사는 사람들의 향연에 상대적 박탈감..
강한 의지로 아이를 낳았어도 이제 아이를 따뜻한 눈길로 봐주는 건 그 시절 모진 세월 다 겪어온 할머니들 뿐.. 아이를 키우는 동병상련의 엄마들뿐..
자연을 마음껏 느끼게 해주고 싶어도 미세먼지때문에
나가지도 못하는 현실..
어딜가나 시끄럽고 똥싸고 울고 분위기 흐리는 아이를 가진 맘충으로 비춰질까 전전긍긍.. 실제로 아이들이 있는 곳은 아이들의 고성과 부모의 고성으로 아비규환 그 자체..
하지만 그게 사람 사는 맛이라 위로하며 집에 와서 분유통 옆에서 와인 한잔 하며 스스로를 위로하는 씁쓸함..
하지만 알죠.. 주변엔 아직도 결혼 못한 노처녀, 노총각이 비혼 선언하며 화려한 싱글 라이프를 즐기고 있지만 그 마음은 얼마나 때론 공허할까, 외로울까..
사랑해서 결혼한 건 맞을 텐데 육아는 나 혼자 하는 것 같고 점차 외모도 마음도 초라해지는 자신에 서글퍼지는 엄마들과 또 가장의 짓눌린 무게로 한발 한발 오늘도 세상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며 결혼하지 마라라며 친구들에게 외쳐대는 아빠들..
출산율 저하는 단순 집의 문제라기보다.. 인식의 문제라는 생각이 드네요.
맞벌이 부부에겐 집보다 내 아이처럼 믿고 아이를 키워줄 사람이 절실하고, 그게 아니라면 3년간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되도록 엄마가 아이를 키울수 있게 눈치 보는 게 아니라 사회적 합의로 당연시되는 육아휴직 지원이 절실하고..
전업주부에게는 우울증이 오지 않도록 맘스쿨, 맘카페 등 서로 아이 키우는 것에 대한 정보와 격려가 가능한 건전한 공동체가 필요하구요..
최소한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만큼은 차별없이 모든 아이들이 소중하며 직업의 귀천없이 세상에 유익을 끼치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부모의 성숙한 인식과 함께 아이를 키워낸다는 마음으로 주변의 따뜻한 시선과 배려가 먼저라고 봅니다. 정부의 물적 지원은 그 다음이구요. 생각가는대로 글 쓰다보니 장황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