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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25 16: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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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혼인신고 안하고 지내다가, 작성자님과 동일한(플러스 알파) 이유로 정리했습니다.
여자로서 인정받지 못한다는 허무함도 컸었지만, 결혼에 대해 너무나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다른 부부들도 다 안하고 산다, 이런 게 결혼생활이다, 내가 자기 옆에서 같이 늙어 가기만 해도 좋을 것 같은데, 너는 왜 그러느냐, 그렇게 여자로서 인정받고 싶으면, 차라리 나가서 연애를 따로 해라, 집에만 들어오면 된다.
그 사람 나름대로 저를 사랑했었던 것 같긴 하지만, 그게 성인과 성인으로서의 사랑이라기 보다, 보호자와 피보호자 같은 그런 관계로 계속 이어지는 것 같아서, 다 큰 자식 떼어놓고 재혼하는 여자의 심정으로 다 정리했습니다.
인생을 바라보는 눈이 다르고 그리고 있는 미래도 너무 달라서, 여자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사실이 더욱 제 삶을 허무하게 하더라구요…
주변 사람들은 제가 헤어지고 나서 훨씬 좋아보인다고, 쉽게 말하긴 뭐하지만 그래도 좋아보여서 참 다행이라고 합니다…
스스로를 자꾸 갉아 먹는 관계는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 보세요..
기회가 되신다면, 이 관계를 끊어낼 생각이 아니시라면 외부의 도움도 받아보시구요..
전 제가 마음을 완전히 닫고 정리하고 나온 이후에서야 상담이라도 받으러 가겠다고 하는데 더 이상 제가 원하는 것이 없는데 그게 무슨 소용인가 싶어 다 쳐 내 버렸어요.. 더 늦기 전에 도움이라도 받아보셔요…..
같은 문제로 힘들었던 사람으로서… 얼마나 마음이 피폐하실지 가늠할 수 있을 것 같아 속이 참 상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