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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6 02: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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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답이 절대 Phil 님의 말씀이 틀렸다고 지적하는 것은 아닙니다! 해석에 대해 구질구질 변명하다보니 말이 길어졌습니다.ㅠ
한문은, 특히 옛날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문장이 짧고 간결한 경향이 있습니다.
문장 성분을 자세히 설명하는 어조사가 잘 발달하지 않았고, 글자 자체의 분화도 확실하게 이루어지지 않았기에(대표적으로 悅자와 說자가 있습니다. 논어 학이 1장의, '不亦說乎'의 경우 說을 悅로 해석하고, 또 '열'이라고 읽지만 글자는 說이죠.) 문장의 해석이 다양하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부분의 공부가 부족하기도 하고, 또 학업적 필요에 의해 전통 해석을 고수하지만 이 글을 보시는 분들께서는 구태여 전통적인 방식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영란법으로 유명한 전 김영란 대법관님은 논어 학이편에 나오는 '學則不固'를 "배움이 경험의 협소한 울타리를 벗어나게 해준다는 뜻이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앞뒤 문맥상 결코 그렇게 읽힐 수 없지만, 나름의 새로운 해석이라고 생각하며 크게 감명받았었습니다.
좋은 말씀,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