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단은 학생 자살 기사가 말씀하신 것처럼 발생하는 데로 나는 건 아닙니다. 위에 김규항 씨 글에서도 언급한 자살보도 권고기준이 괜히 있는 게 아니예요. 또 학생들 자살보도를 찾아보면 아시겠지만, 학교나 구체적인 신상에 대한 정보도 전달해주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2. 칼럼이라는 게 반드시 신문에서 다룬 내용만을 다루는 것만은 아닙니다. 때로는 개인적인 경우나 주변의 사례를 씨앗으로 해서 시사, 사회, 문화에 대한 이야기로 키워갈 수도 있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사실보도는 물론이고 신문의 공식적인 입장을 나타내는 무기명 사설과도 다릅니다.)
그렇다면 그 칼럼이라는 걸 어떻게 믿느냐? 신문사 출신의 기자가 아닌 외부 칼럼 필진의 경우 그 신문사 쪽에서 일정 정도의 사회적 신뢰를 담보할 수 있는 인물들을 고르게 마련입니다. 지식인으로써 의견을 경청할만하다고 판단하고 나름의 신뢰를 갖는 거지요.
물론 김규항 씨가 은근히 많은 논쟁을 일으킨 인물이기도 하고, 그의 의견에 항상 동감하는 것은 아니지만, 논객으로써, 그리고 어린이 대상 잡지인 <고래가 그랬어>의 발행인으로써 충분히 그러한 신뢰를 부여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또 만약 그가 거짓말을 난발해왔다면 이미 그런 신뢰는 무너져 있을 겁니다.
물론 님이 김규항 씨를, 혹은 그 칼럼이 실린 신문사의 논조를 믿을 수 없다면 어쩔 수 없습니다. 그거야 말로 논조에 대한 의견의 차이이겠지요. 다만 제대로 비판을 하고자 하신다면 사실 하나를 물고 늘어지는 게 아니라 김규항이 믿을 수 없는 문제 있는 인물이라는 걸 밝히는 편이 나으실 겁니다.
3. 그리고 그 기사가 당시 상당한 반향을 일으킨 이유를 한번쯤 생각해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정말 그의 칼럼이나 위의 만화에 한국 사회의 어떤 '진실'이 담겨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으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