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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1 11: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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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팬인데, 지금은 정말 예능 나와서 못생겼지만 귀여운 중년가수 ㅋㅋㅋ 가 된거지...
팬으로서는 정말 너무 좋으면서 어려운 그런사람 이었어요.
인터뷰하는거나 이사람이 쓴 가사에서 느껴지는걸 봐선 여중생 주제에 "오빠 너무 좋아요! 사랑해요!! 꺅꺅"이런 팬레터 보냈다가는 안보내느니만도 못할것 같다는 왠지 그런 느낌에, 대학가서 철학, 인문학 독파한다음 적님 수준에 맞는 팬레터를 쓰리라 모 이랬었죠.
그러다 고3때 라디오 DJ할때 수능 앞두고 사연 보낸적 있어요.
당신이 내 삶의 이정표였고, 무언가 고민거리가 생기면 당신이라면 이럴때 어떻게 할까? 라고 고민하는 팬이다. 수험생활 하면서 힘들고 지칠때 적님은 어땠을까 그런생각 하곤 한다, 궁금하다... 모 그런 얘기들 적어 보냈는데,
그날 라디오에서 본인 고3때 얘기를 주절주절 하더니 맨 마지막에, ".... 이럼 됐죠?" 하는 거에요.
내 이름도 사연도 안나왔지만, 그랑 나랑 둘이서 눈 마주치고 윙크한 느낌?! 아... 정말... 너무 고맙고 팬으로서 감동했고, 십몇년이 지나도 안잊혀져요.
얼마전 콘서트 때, 세월호 아이들 기억해주며 "내 낡은 서랍속의 바다" "UFO" "거짓말거짓말거짓말" 부를때, 이미 다 자랐다고 생각한 저에게 다시금 삶의 이정표를 던져 주었습니다. 어떻게 나이들어 가야 하는지에 대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