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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2 00:5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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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성 관념과 역할론은
기득권의 문화를 대변하는 사회적 도구로써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적 구분을 바탕으로 사회 구성원들을 구분 짓고,
그들에게 기득권의 사회적 문화적 가치와 필요를 강요함으로써
그 안에서는 여성 뿐만 아니라 남성 또한 억압과 차별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글쓴분께서 사례로 드신 내용들은 사실 남성을 우대한 정책이 아니라
그 또한 남성이라 구분되어진 사람들에게
남성성이라는 만들어진 가치와 행동규범을 강요함으로써
오히려 그들의 선택과 자유를 억압하고 강요해 온 것들입니다.
그런 점에서 글쓴분께서 지적하신 사항은 남성에게 주어진 혜택이 아니라,
오히려 남성들에게 강요 되어져 온 사회적 편견과 억압으로 보는 것이 저는 더 옳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이런 것들을 무너트리는 방법으로써 중요한 것은
본질적으로 문제가 되어 온 전통적 성 역할과 관념 자체를 문제화 함으로써
그것이 어떻게 남성과 여성이라는 강요되어진 이분법적 성 관념을 통해
사회 구성원 모두를 억압해 왔는지를 보다 명확히 규정하는 한편,
그렇게 운영되어 온 차별적 시스템적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이 사회의 구성원들을 남성 여성이라는 이분법적 구분에서 해방시키는 동시에
그들에게 선택의 자유를 보다 확산 시켜주는 그런 방향의 움직임이 매우 절실히 필요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번에 문제가 되어진 "여성할당제"라는 제도는
본질적으로 전통적 성 역할과 규범을 극복하는 방향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남성과 여성이라는 이분법적 성 구분과 특성을 그대로 인정하는 가운데,
남성을 해택을 본 존재로, 또 여성은 억압을 받은 사회적 약자로 가정하는 한편,
그런 이분법적 구분을 바탕으로 다시 사회적 산물의 분배를 역전 시키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본질적으로 종래의 성 역할 규범 자체를 극복하는 것이 아니기에,
이분법적 성 구분의 바탕으로 모든 평가와 판단을 내리는 한계를 여전히 답습하고 있으며,
또한 오늘날 우리 사회 내에 이미 상당히 뿌리 내린 다양한 성적 정체성을 제대로 포괄하지 못 할 뿐 아니라,
각 개인이 가지는 중첩되는 다양한 정체성이 가져오는 실제적인 차별과 억압의 현상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