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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5 23:2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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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노무현이 대통령이 됨으로써 자신의 말대로 정말 여성의 시대가 왔을까? 정책의 측면에서 볼 때, 여성의 시대라고까지 말할 순 없지만 여성친화적 정부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은 된다.
그는 대통령이 되고 나서 첫 내각에 여성장관 4명을 기용했을뿐더러, 특히 법무부 장관 및 법제처장에 여성을 임명하여 성별분업 고정관념을 과감하게 깼다. 최초의 여성총리가 참여정부 때 등장했고, 불발로 그치긴 했어도 첫 여성헌재소장을 추천했다. 정치에서 말을 변화시킨다는 것의 중요성을 일찍이 인식한 노무현답게, 홍보수석실에 수석을 포함하여 여성비서관들을 대거 배치했다. 문재인 정부가 여성각료를 30% 기용할 수 있었던 것은, 이미 참여정부 시절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김대중 정부 때 만들어진 부서인 여성부를 여성가족부로 개편한 것이 발전이냐 후퇴냐라는 논쟁이 있긴 했지만, 노무현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여성가족부가) 정부부처 가운데 발언권은 최상인 반면, 권한은 높지 않다"면서 교육부의 권한 일부를 여성가족부로 통합하여 '여성가족청소년부'로 개편하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는 구체적으로 재정을 사용하여 사업을 할 수 있어야 파워가 생긴다는 생각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 생각 자체를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