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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2 11: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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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께서 대신 답변해주셨군요. 저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살인이라는 행위를 한 것과 그 행위를 한 사람을 살인자라고 부르는 건 사회적으로 서로 의미가 다르죠. 올바른 행위를 한 분을 일상적인 대화 중에, 또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살인자'라는 부정적인 뉘앙스로 부르는 건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그러나 제가 거듭 말씀드렸듯이 예술작품 내에서 어떤 단어를 사용하는가의 문제는 이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작품 내의 화자(話者)가 누구인가에 따라 독재자의 역할을 맡은 배우는 독재를 옹호하는 발언이나 단어를 사용하는게 당연하고, 비인간적인 악역을 연기하는 배우는 그 악역에 어울리는 인륜에서 벗어난 단어를 사용하거나 세간의 상식과는 현저한 차이가 있는 패륜적인 표현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랬을때 그 표현의 시비선악은 작품내의 맥락으로 따져야지 단어 하나의 뜻만 가지고 판단하는 것은 그야말로 비난을 위한 비난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계속 한 말 또하게 되는데, 엄마가 살인자라고 의심하는 소녀가 일부러 '살인자'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엄마의 반응을 살펴본다는 흐름에서 본다면 그 표현이 아주 생뚱맞은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론 감독이 일부러 관객들을 도발했을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닙니다만 저는 그 가능성을 절반이하로 보고 싶네요. 한국영화판에서 나름 이름난 감독이 그렇게 양식이 없을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작중 흐름-그 흐름이 억지스럽다 하더라도-에 맞춰서 생각하는게 맞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