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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1 20: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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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아저씨가 왔다. 내 행동 하나하나를 강아지처럼 보는 그 아저씨의 눈빛이 귀엽다. 매일 익숙한 시간때에 문열리는 소리에 속내를 감추고 설거지를 하고 있노라면, 아저씨가 일부러 인기척을 낸다.
"으앙~ 죄송해요~ ㅜㅜ"
모르는척 당황한척하면 아저씨는 짐짓 웃음을 참으며 주문을 한다. 지금 내가 안절부절 못하는 건, 당혹감이 아니라 아저씨의 모습이 귀여워서 참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아저씨는 손님석에 앉아서 나를 관찰하며, 매일의 일상과 피로를 벗겨내고 있다. 나는 나대로, 커피를 내리며 어떻게 몸짓을 취할지 내일은 어떤 행동으로 이 추운 가을에 그를 녹아내릴까 상상을 하는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