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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09 22: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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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네 놀러가서 지리산 뱀사골 계곡에 돗자리 펴고 노는데 갑자기 빗방울이 한 두 방울씩 떨어지더라고요.
이모부께서 갑자기 낯빛이 확 바뀌시면서 "뛰어" 하시는데 돗자리고 과일이고 뭐고 다 내팽개 치고 냅다 따라 뛰었어요. 그리고 계곡을 건너는 사이에 어느새 물은 이미 다 불어서 마지막 걸음을 뗌과 동시에 물이 발 뒤꿈치를 스치더라고요.
산골짝에서 수십년 사신 이모부의 그 한마디가 아니었으면 저는 지금쯤 강바닥 어딘가 혹은 바다 어딘가에서 흩어져 썩고 있는 해골이 되었을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