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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16 14:4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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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의 세대별 성별별 투표율을 살펴보면, 작성자 어머님 같은 현재 20~30 젊은 층의 어머니 세대의 박근혜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으로 나타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 분들이 이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일까요?
이 분들은 한국의 근현대사에서 가장 소외받고 외면받았던 세대입니다. 어렸을 때는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결혼해서는 시부모와 남편에게서, 심지어는 문화가 너무도 달라져버린 장성해버린 자식들에게마저도. 그런 울분이 한으로 승화되어 표면적으로는 같은 세대에 같은 성별을 가진 박근혜에 당신들의 한을 투영하실 수 밖에 없었겠지요.
하지만 정작 그 당사자인 박근혜는 이 분들과는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아온 사람입니다. 결혼을 해서 시부모와 남편과 마찰과 갈등을 일으킬 일도 없었고 아이를 낳아 키우고 가정을 꾸리면서 접하는 그 어떤 기쁨과 고통도 느껴본 적 없는 사람입니다. 심지어 독재자의 딸로 태어나 궁중생활에 익숙하다는 것 이외에는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이 분들을 위해, 우리 옆의 사람들을 위해 그 어떤 기여도 그렇게 할 능력도 갖추지 못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더 안타깝습니다. 이 분들을 욕하는 것은 쉽습니다. 이 분들을 다그치는 것은 쉽습니다. 하지만 그 행위는 이 분들이 평생을 그렇게 주변에서 당해오신 일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분들은 더더욱 평생을 벼른 자신들의 어쩌면 단 한 번에 그칠 수도 있다고 생각될 나라의 진로를 결정할 수 있었던 선택- 박근혜 지지를 계속 긍정하실 겁니다. 남이 뭐라고 해봐야 바뀔 성질의 것이 아닌 거죠.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그렇다면 뭐라고 하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남이 당신들에게 뭐라고 하는 것에 내성이 생기시다 못해 울분과 한이 맺히신 분들입니다. 과도한 기대를 버리시고 천천히 차근차근 접근하시길 바랍니다. 무엇도 한번에 바뀌지는 않습니다. 감정이 앞서 한번에 모든 걸 해결하려는 조급증에 오히려 일을 그르치거나 마음이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기대를 접고 꾸준히 그 길을 파는 경우는 결국 성공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다만 그 길이 너무도 길고 지난하게 여겨져 사람이 제 풀에 떨어져버리는 경우가 많은 것 뿐이죠.
즉 이 분들에게 들이는 정성에 달려 있습니다. 그 정성에 감복하여 못 이기는 척 우리의 편을 들어주시는 걸 기대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당장에 이 분들의 울분, 이 분들의 한을 메꾸고 달래줄 수 있는 것은 이 분들 곁에 있는 우리 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언젠가라도 이 분들이 진정한 마음의 평화를 찾았음을 다시금 올바른 선택을 통해 증명하실 수 있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부디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