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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2 00:5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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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인간의 자아가 계산으로 예측이 가능하다고 해도 인간의 자아를 예측하기 위한 복잡한 계산을 수행할 수 있다면 그 계산을 수행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자아가 있는 지성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그로 인해 인간이 인풋에 따라 예상가능한 아웃풋을 내뱉는 프로그램에 불과하다는 판단이 내려졌다면, 그 사실에 절망할게 아니라 어차피 그게 우리의 정체성이니 받아들이고, 그 프로그램(우리)들이 원하는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각종 경제/문화활동들이 의미없다고 좌절할게 아니라 열심히 그 의미없는 짓을 더욱 화려하게 반복하는 문명을 건설하면 그만인겁니다. 애초에 우주에 정해진 룰따위는 없고, 내 꼴리는대로 살다 가면 그만인거잖아요.
인간 수준의 지능에서 보면 뻔한 짓을 반복하는것일 뿐인 단순인공지능의 NPC들로 가득한 게임에서 NPC들이 의미없는 전자데이터들의 교환을 반복하며 쓸데없이 열심히 게임속세상을 살고 있다면, 그런데 이걸 바라보는 인간이란게 존재하지 않고 NPC들이 세상에서 가장 고도의 지능들이라면 애초에 이들의 예상가능한 뻘짓들을 뻘짓이라고 생각하며 좌절하는게 의미가 없습니다. 그냥 열심히 뻘짓 하면서 살면 되는겁니다. 이 NPC들에 해당하는게 인간이고, 인간에 해당하는게 초월적인 어떤 존재라고 한다면, 어차피 그런 인간의 수준을 한정짓고 예상가능한 인간지성수준을 비웃을 초월적인 존재자체가 애초에 없기 때문에 그냥 NPC들의 뻘짓같은 의미없는 소비활동들을 열심히 하며 문명을 일구면 되는겁니다.
다만 같은 인간중에 이걸 이용해 남들의 자유를 제한하고 사회를 지배하려는 시도를 경계하는것만은 중요하겠죠. 사회구성원들의 행동과 생각을 예측하고 통제 가능한 지도자가 존재한다면 그건 그야말로 디스토피아일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