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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30 19:4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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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장점들은 전부 민족성이나 국가특성같은게 아니라 현대 대한민국이란 국가의 기반시설들일 뿐입니다. 영원한것이 아니며, 그 어떤 나라라도 발전만 조금 이루면 민족 문화 지리같은 본질적인 국가정체성과 상관없이 누구든 같은걸 가질 수 있습니다. 때문에 국뽕으로의 진화를 경계해야 합니다.
다음 반세기 안에 짱깨라 무시하던 중국이 치안1위가 될 수도 있고, 그때가면 독재 감시국가라서 그런거라고 자위할겁니다.
베트남에서 더 편리한 지하철이 설치되면 쟤들 좀 좋은거 깔았나보네 하고 말겁니다. 여전히 한국이 선진문명국이고 서울지하철은 첨단이라고 생각할거고요.(하지만 그건 지금은 고물이 되어버린 런던지하철과 뉴욕지하철도 과거에 마찬가지였습니다)
싱가포르가 인터넷속도를 치고 나온다면 조그마한 나라니까 돈으로 처발라서 금방 인터넷망을 늘린거라고 생각하겠죠. 여전히 한국이 선도적 IT 강국이며 최고의 인터넷국가라고 믿겠죠.
빠른 인터넷, 치안수준, 배달문화, 대중교통등은 민족성같은 국가정체성이 아니라 우리나라가 겪어온 발전과정에서 기인하는 하나의 현상일 뿐입니다. 그걸 우리의 본질과 연관지어서 착각하면 위험합니다.
흔히하는 착각이 한민족은 활을 잘쏜다는겁니다. 그 근거는 과거 합성궁병이 한민족 군대의 주력이었으며 궁기병을 주로 운용했고 현대에는 양궁이 세계최강이란거죠. 하지만 전통 전투 국궁과 과 경기용 양궁은 활이라는점 빼고는 본질적으로 다른분야이며, 과거 우리민족이 활을 많이 쏜건 우리에게 주어진 전략적 환경이 궁병부대를 요구했기 때문이고, 조선의 활쏘기는 대중문화여서 많이 쏜것이며, 현대 양궁강국인건 양궁 스포츠인력 양성의 기반이 잘 닦여있기 때문이지 한민족 DNA에 활의 기운이 깃들어있기때문이 아니죠. 의심되면 양궁카페 들어가서 직접 활 한번 쏴보는게 좋습니다.
이러한 착각은 민족주의라서 바람직하지 않고 인종차별을 야기해서 자제해야한다 정도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 우리가 잘하는게 뭐라는걸 정해놓고 한계를 인식해버리는거라서 위험한겁니다. 활을 잘쏘는게 아니라 상황에 필요한 전술이 뭔지 아는 능력이 있는겁니다. 그때 상황에 필요한 전술이 활이었을 뿐이죠. 칼을 쓰는게 요구되는 상황이 주어졌으면 한민족은 칼의민족이 되었을겁니다. 빠른 인터넷, 치안수준, 배달문화, 대중교통은 전부 표면적 현상입니다. 우리의 본질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