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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09 00: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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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여전히 일반인에게 와닿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본질과 근원탐구에 관심이 1도 없이 내입에 들어가는 밥과 따뜻한 집이 인생의 전부인게 대부분의 사람들입니다. 그게 제대로 충족되지 않는 경우엔 거기에 더 몰두하고요.
우주탐구의 중요성을 설파하기 위해서는 학문적 탐구에의 의의를 제외하고라도 우주연구가 실질적으로 일반대중이 살아가는 국가에 가져다주는 실리적 결과에 대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일단 우주개발의 고용효과입니다. 자본주의세계에선 재화는 아낀다고 남지 않습니다. 같은 식민지를 건설하고도 황금약탈에 집착한 스페인의 식민경제는 몰락하고 식민지로부터의 부의착취보다는 식민무역을 통해 자국의 생산능력, 즉 부를 정형화된 형태로 고속으로 낭비하는 구조성의 건설에 주목한 영국의 무역경제가 부흥한것처럼 자본주의에서의 부는 재화의 양이 아니라 재화를 얼마나 빠르고 대량으로 문명적이게 낭비하는 능력이 있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1조달러의 돈을 국고에 쌓아놓는것보다 국고에 1억달러밖에 없지만 1조달러에 상응하는 자원을 매일 사와서 그만큼의 제품을 만들어내어 수출하고 소비하는 그런 국가의 재화 낭비능력을 유지하는것이 국가를 더 부유하게 만들었다고 자본주의세계관선 그렇게 판단합니다. 때문에 쓸데없어보이는 기술적 낭비와 대공사, 심지어 전쟁의 참화를 겪고나서 오히려 자본주의 세계의 경제는 활력을 띕니다. 포화되었던 시장이 물갈이가 되어서 새롭고 참신한 방법으로 돈을 낭비할 명분을 찾았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런 대규모 낭비짓중에 가장 거대한것이 인류의 우주개발입니다. 댐건설? 토목공사? 우주개발이 들어가는 기술규모부터 소비자원, 기반시설까지 가장 거대한 국가프로젝트입니다. 그것도 기술인력만 쓰는게 아니라 그 집단을 유지시키기 위한 일반 노동자들 고용규모도 가히 최대죠. 그걸 국가세금으로 충당시키려니 삐걱대던 점은 사실입니다만 그것도 이제는 적극적 우주개발에 뛰어드는 민간기업들이 나오면서 우주개발사업만의 단점도 아니게 되었죠.
다음은 기술입니다. 일상생활에 쓰이는 첨단기술의 대부분은 전쟁병기연구와 우주개발연구에서 왔습니다. 애초에 이 둘 사이의 관계도 밀접하고요. 흔히 아는 GPS부터 터치스크린 위성지도같이 일상적인것 까지 우주개발중에 부수적으로 나온 기술들입니다. "이런 편리한 기술들도 나오는 우주개발이니까 좋은거겠죠?"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그런 기술들이 나오기까지 거기에 관여한 산업기반의 발전효과는 얼마나 될지 상상해보십쇼. 터치스크린기술이 나온건 터치스크린 기술이 나온게 아니라 터치스크린을 우주개발하면서 얻게 될때까지의 개발진들의 발전을 경험할 수 있게 한겁니다. 그런건 그냥 기업들이 장사하면서 백날 해봐야 나올 수 없는 것이죠. 뭔가 낭비하면서 새롭고 엉뚱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그럴싸한 거대명분이 뒤를 받쳐주니까 그런걸 해볼 수 있는겁니다. 그리고 그런 기술들이 민간에 풀리면서 일으킨 나비효과를 생각해보면 그 효과는 더 거대하죠. 가장 단순하게 터치스크린기술 없이 지금의 스마트폰시대를 상상해보세요. 지금같은 스마트폰 대량보급과 애플리케이션 시장건설, 게임시장과 VR기술, 유투브 스트리밍문화 등으로 인해 격동적으로 변모한 시장의 모습은 세상을 바꾸어놓을 정도의 규모였습니다. 기술 하나두개에서 촉발된 거대 기술혁명입니다.
그 다음은 국제질서확립입니다. 냉전기와 냉전기 이후 미국이 석권하는 세계는 유사이래 가장 평화로운 시대였습니다. 거대한 두개 이하의 패권이 세계를 정렬시키고나니 산발적이고 모두가 모두의 적으로 싸우는 야생적 국제정세에 특정 형태의 질서가 생긴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세계패권국가가 자신의 권좌의 영롱함을 규모와 질적 우위를 보임으로써 과시할때 유지되었으며, 세계 국가들은 종주국의 빛을 보고 모여들어서 질서를 유지했습니다. 현대 기술시대가 되면서 국력의 과시는 부와 인구, 군대규모만으로 더이상 가능하지 않았습니다. 기술적 우위또한 보여주어야 했죠. 우주개발은 장수가 든 부대깃발같은 겁니다. 동상이몽하는 철저한 이해관계속의 세계국가들이 강력한 국가 아래 결집할때에는 뭔가 믿을만한 구석을 보여주어야하죠. 미국과 소련은 인류역사상 최초로 미지의 검은공간으로 국력을 뻗친다는 탈문명급 퍼포먼스를 선보인겁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건 이미 지나간것이지만 가장 감사해야하는것인데, 우주개발연구는 인류를 핵전쟁으로부터 구원했습니다. 핵무기는 강력한 폭탄이지만 세계핵전쟁을 가능케 하는 기술은 아닙니다. 사실 세계를 1일권 전장에 밀어넣은건 핵무기의 대륙간 투발수단인 탄도미사일기술이죠.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말하고자 하는 바와는 달리 탄도미사일 개발일환으로 시작한게 우주개발입니다. 아니 우주개발에서 탄도미사일이 생겨났다고 반대로 볼 수도 있죠. 닭과 달걀의 이야기와 같은겁니다. 하지만 냉전기 미국과 소련은 탄도미사일개발경쟁을 우주개발이라는 포장명분 아래에서 할 수 있었고, 서로를 필요 이상으로 자극해서 탄도미사일을 무기로써 서로에게 투발하는 바보짓을 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순수하게 서로 보여주기식 자랑질 베틀로 끝낼 수 있었던 것이죠. 결국 시간이 지나 "상대방 국가를 전멸시키더라도 이후에 숨어있던 잠수함으로부터 날아오는 미사일에 맞아 자국도 멸망할 수 있다"는 점을 강요시켜서 애초에 핵전쟁을 시작할 수조차 없게 만드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라는 직접적으로 인류를 구원한 무기체계의 개발시점까지 우주개발은 탄도미사일의 무기로써의 실사용을 평화로운 이미지로 막아낼 수 있었고, 인류는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이라는 두 기술을 보유하게된 문명의 기술적 크리티컬 포인트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습니다.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보유라는 위기의 시점부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핵무기가 핵무기를 효과적으로 상호견제할 수 있게하여 핵전쟁의 발생을 막은 구원의 시점까지 역사상 가장 위험한 기술들을 아무런 안전보장 없이 보유하던 시대를 평화롭게 포장해서 안전하게 건너뛸 수 있게 한건 우주개발이란 말입니다. 꼬마아이 둘이 있는 방에 장전된 권총이 방치되었는데 두 아이들이 입은 방탄 에너지쉴드가 작동하기까지 수시간동안 재미있는 만화영화를 틀어주어 권총이 부주의하게 발사되는것을 막아낸 텔레비젼같은 존재였다는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