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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9 10:4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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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살고 있으니 가끔씩 간과하는데, 노인들은 옛날사람입니다. 그리고 사람은 시대마다 가치관이 상이해요. 박정희 시대를 살아온 옛날사람 대다수가 느끼는 지도자스러운 카리스마란게 현대에서 인식하는 것과는 상당히 다르고 이질스럽겠죠.
중세 유럽 기독교문화만 해도 황당할 정도로 이질스러운데, 흑사병시기에 유명해진 한 성인은 병자를 치료해주는 선행 때문에 존경을 받습니다만, 기독교 설정상 그 성인이 병을 준 사람입니다. 존경이 선행과 착한 덕목에 대하여 나오는게 아니라 권능과 위대함, 두려움에서 나오는거죠. 현대적 의미의 존경보단 경외와 복종에 가깝습니다.
6,70년대에 순응하며 살아온 인간에겐 중세만큼은 아니어도 지도자의 카리스마는 독재자의 독선일 것이며, 그것은 횡포가 아니라 시원시원함으로 인식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대통령은 자신이 가진 권력의 대행자라는 생각이 없고 존경하고 따를 윗사람이자 자신을 이끌어줄 영도자 정도로 생각하겠죠. 그만큼 그 시대에 지금 시대의 민주주의를 이룩해내기 위해 노력한 이들의 고생이 심했다는 것이고, 이루어냈음에도 결국엔 같은 시대에 살던 이들 대다수의 사고를 바꾸는데는 실패했단 것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파급효과가 재앙의 씨앗이 되어 이렇게 부활한 보수정부라는 형태로 또 싹을 틔우고 마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