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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12 17: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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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가 어떤건지 잘 모르시나본데..
잘 다니던 직장이 없어져요. 근데 갈곳도 없어요.
친구들도 다 쉬고, 학생들은 다 휴학하고,
휴학은 했는데 아르바이트 자리가 없습니다. 그냥 집에 있는 것이 불편해 하루종일 교차로와 벼룩시장을 뒤져봅니다. 졸업해야 하는 학생들은 대학원 등록금을 면제받는 조건으로 노예같은 대학원 생활을 합니다. 갈곳이 없거든요.
부잣집 살다가 유학간 친구들도 하나 둘 들어와요. 달러가 2,000원을 넘었거든요.
뉴스는 온갖 자살뉴스로 도배됩니다.
금융기관이 아닌 이상 빌려준 돈들은 이제부터 없어지는 돈입니다.
저는 그때 아버지의 눈물을 처음 보았습니다.
당시 준수한 직장의 40대 가장 월 소득이 200 남짓인 시대에 20만원 내던 담보대출 이자가 원금 빼고도 월 100만원이 넘어가요. 대출금리가 30%를 넘던 시절입니다.
IT붐이요? 꿀을 빨아요?
IT쪽이 제대로 된 대접을 받은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2000년대 초반 IT업계는 대표적인 시행착오 사업군이었고요. 웹디자이너나 웹프로그래머들은 무조건 최저시급이에요. (끊임없는 연장근무를 반복하면 그나마도 안될 가능성이 높죠)
“회사내에 거지가 돌아다니거든 그에게 ‘개발자’ 냐고 물어라” 라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닙니다.
4050이 2030에게 연민을 느끼는 것은
스스로가 걸어올 수 밖에 없었던
암울한 시기를 2030이 겪지 않기를 바라는 겁니다.
모두를 막아줄 순 없어요.
모두를 가르쳐 줄 수도 없고요.
다만 한가지는 확실해요.
4050을 믿고 따르는 자들은 동반자가 될 것이고,
꼰대니 대깨문이니 하며 비아냥대는 2030에게는
4050이 가해자가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