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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31 17: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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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 이 분 사유하시는 내용이 정말 재미있네요.
그런데 글이 너무 길고 몇번씩 소주제가 바뀌어서 근본적으로 무엇을 질문하시는 건지 모르겠어요.
작성자님이 이미 도(道) 라는 화두에 대해 어느정도의 답을 찾았고, 논리를 정립해냈지만
끝끝내 메꾸지 못한 아주 작은 구멍에 대해 본인의 논리를 인정, 타파 혹은 보충할 겸
타인이 찾아낸 답을 들어보아 도움받고 싶으신 거라고 이해되는데
맞나요?
뭐 어쨌든 제 애기도 한번 해볼게요. 저도 사춘기때부터 진리 이치 도 사후세계 등등에 무척 갈증을 느끼던 학생이었는데요.
몇년 지난 지금에서는 스스로 합리적이라 생각되는 답을 찾았습니다. 이 논리를 죽어라 공격해서 논파, 깨보자 했는데 결국은 실패했지요.
그것은 마치 아침에 찾아오는 햇살처럼, 저녘에 내려오는 달빛처럼 그저 자연스러운 것이었어요.ㅋㅋ 음, 그러니까요.
전에는 막 와!! 알아냈다!! 유레카!! 같은 기분이 들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알고나니 특별할 거 없구나 싶었다는 거죠..
그냥 어...? 어?...어.,그런거구나.. 싶은 기분이 제일 강하게 들었어요.ㅋㅋ
그, 작성자 께서는 석가의 깨달음을 회의한다 하셨는데 본문을 읽어도 그 이유를 도저히 모르겠더라구요.
물론 제가 빡대가리라서 써주신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농후하지만요, 그렇지만 저는 석가의 깨달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위에서 말했듯 마치 가을날 아침의 살랑이는 바람을 부정할 수 없듯이요.
그... 석가의 중점적인 공부로 연기를 말씀하셨는데 연기는 그의 깨달음의 요체가 아닙니다.
그가 답을 알아낸 수없이 많은 바위들중에서도 그저 조금 큰 돌맹이에 불과하죠.
마찬가지로 연기와 고집멸도, 팔정을 이해했다고 해서는 물론 해탈을 보장해주진 않습니다. 분명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서도.. 그건 뭐랄까요..
마치 ‘구도’라는 이름의 RPG게임에서 레벨업을 하기위해 수없이 잡은 몬스터들 중에 경험치를 조금 많이주는 몬스터 들일 뿐이니까요.
그가 이해한 공부 중에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뜻이지요.
석가의 깨달음을 구체적으로 정의해라.
또한 그 과정을 합리적으로 정립해라 라고 하시면 저는 못하겠어요.
그렇지만 위의 두가지 불가능이 어떻게 석가 깨달음에 대한 부정의 근거가 될 수 있는가요?
위의 연기, 사성, 팔정의 이해를 비롯해
석가가 왕자의 자리를 박차고 나와 맛난거만 먹고 좋은거만 보다가
밥굶고 댕기고 추위에 떨고 댕기고 당시 사회의 적나라한 모습을 보아 뒤통수 크리티컬로 충격받고... 뭐 그런 경험들을
그의 깨달음의 요체로 틀 안에 집어넣어 정의하려 하신 시도 자체가, 그 부분에서 이미 님의 의견은 잘못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즉 시작점과 전제 부터가 이미 엇나갓다는 뜻이지요.
결론적으로 저는 작성자님과 완전히 의견이 반대의 입장이구요.
불교에서 말하는 <완전한 깨달음>은 실존하고, 사람이 열심히 공부하면 누구나 그것에 닿을 수 있다고 이해하고 있어요.
역사속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미 이루어 냈는걸요
본문의 내용 중 어느 부분에 무게를 두어 집중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글이 어수선하게 됬는데
하여튼 의견은 무척 즐겁게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말씀하신 가상현실 에 대해 어떤 의미로 하신 말씀인지 무척이나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