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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8 06:3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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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만쓰고 싶은데 뭐 또 계속 쓰게 되네요
수영이귀엽조이님
우리가 선택을 할때는 말이죠. (나름) 자유스러운 분위기에서 선택하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계약직, 일용직으로 본인이 선택해서 취직한 사람을 왜 우리가 정규직으로 만들어줘야하나요? 그들이 선택한건데.
그렇지 않잖아요. 그건 그들이 선택했다기 보다는, 선택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든 측면이 있지요. 참고로 저도 시급노동자로 일을 했습니다. 제가 선택해서요. 그건 진짜 선택이었음... ㅎ
장애인 개개인의 의사요? 그들이 비장애인들에게 비해 크게 부족하지 않은 교육, 이동, 생존권을 보장해줄 수 있는 사회가 되는데도 '나는 장애인들만 모여사는 곳에 가서 살꺼야..'라고 말할 사람은 없을껍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가족, 친구, 친척들이 모두 그곳 바깥에서 살고 있으니까요. 장애인끼리의 만남? 물론 그들이 장애인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비장애인들을 만나는 것과 같이요. 하지만 장애인'만' 만날 수 있는 여건을 .. 우리는 그냥 격리라고 부르는거죠.
뭐.... 암튼 그래요. 장애인들이 겪는 사회적 불평등과 고초가 없다고 말씀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그건 고쳐나가야하는 부분이죠. 사회적으로 엄청난 지출을 감수하고도 그들 역시 우리와 같은 울타리에서 살 선택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하는 것입니다. (이것 역시 장애의 정도, 장애의 특성에 따라 다른 문제입니다. 모두 다 일관되게 이야기하긴 좀 어려운 구석이 있습니다..)
지난 이삼십년여간 장애인들이 장애인 수용시설에서 격리되어 살다가, 정말 최근 이삼십년 동안에 이제 사회로 조금씩 걸어나오고 있는 중입니다. 우리 지하철 1,2,3,4호선 어디에도 설계당시에 장애인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채 최초 시공된 역이 없습니다. (거의 없나? 전혀 없나 아마 그정도) 그런데 이제는 최초 설계부터 장애인들의 접근성을 평가하는 항목이 생기고 공공건물에는 장애 친화등급이 만들어지기도 했죠. 접근할 수 있는 것도 천부한 인권이라고 생각하는 인권 감수성이 증가함에 따라요.
대만만 가더라도 그 오래된 역에 장애인/유모차/노약자를 위한 엘리베이터가 계단 바로 뒤에 설치되어 있죠. 추가한게 아니라 최초 설계부터요. 이게 사회의 품격입니다. 섬짱깨라고 우리가 우습게보는 그들은 삼사십년, 혹은 그보다 더 오랜 시절부터 함께 사는 삶을 위해 사회적 지출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을 사회로부터 떨어뜨려 살게 하는 마인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부담이 되더라도 함께 살게하는거. 교육부터 통합교육을 실시하는 것. 대중교통에 장애인들이 전동휠체어를 타고 탑승하는 것 (10년전만하더라도 우리사회에서 전동휠체어를 공공장소에서 보는게 쉬웠나요?)이 더이상 특이하지 않은 것.
....
이런거 솔직히 상식적인거 아닌가요? .... 2000년부터 한 사오년 장애야학교사로 활동했고 깊은 고민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투쟁에 연대를 보내는 입장입니다. 회사다니고 해외다니느라 휴직교사 신세지만 18년동안 한번도 쉬지 않고 매달 후원하는 사람이기도 하고요.
암튼 이제 자야겠다 ㅎㅎ
안녕히주무시고, 그냥 좀 답답한 마음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