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86
2018-12-16 18:45:23
13
근데 큰 틀에서 보면 플라스틱도 자연의 일부분이에요. 자연으로 돌아가고 말고 할 문제는 아님. 무에서부터 창조해낸 물건이 아니라 자연에서 채집한 성분을 재가공해서 만든거니까요. 게다가 인간도 자연의 일부임. 인간이 살면서 생존 필요에 의한 것이건 기호에 의한 것이건 뭘 만들고 그걸 버리고 하는 것도 인간이란 자연의 일부가 자연스럽게 행한 행동의 결과물이죠. 코끼리가 밥 먹고 똥싸는 것이나 바다의 적조가 막무가내로 증식해 물고기 다 죽이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자연이 죽는다 파괴된다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지구는 불타는 암석덩어리였던 시절부터 수많은 유기 생명체가 꼬물꼬물 살고 있는 지금 시절까지, 그리고 다시 불타는 암석덩어리로 되돌아갈때까지 그냥 그대로 자연스러운거에요. 특정 생물군이 과도하게 증식해서 과도한 깽판으로 다른 생물군을 멸종시키거나 생명체 전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일이 벌어져도 그건 어디까지나 자연적인거죠.
결국 자연보호란 말은 틀린 말이에요. 자연은 까마득한 과거 빅뱅으로 인한 우주탄생부터 우주가 차갑게 식어 죽어버릴 그 날까지 그냥 자연 그자체에요. 그 안에 뭔 생물이 태어나건 멸종하건 상관 없이 물질은 순환할 뿐입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환경보호가 맞는 말이죠. 더 구체적으로는 ‘지금의 환경을 보호’, ‘인간이 생존할 수 있는 지금 상태의 환경을 지속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환경보호는 애초에 인간 중심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인간의 생존을 위해서, 또한 그 자신의 생존에 매우 감성적이고 감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 인간 종 특성상 인간의 감성 보호를 위해서 환경을 보호하고 타 생물군을 보호하고 할 방안을 찾는 것 뿐이죠.
환경보호 자체가 인간 중심적인 이기적 생각이에요. 그게 나쁜건 아니죠. 인간도 생물이기에 자기 생존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게 당연한 일이고 자연스러운 일일 뿐이니까요. 따라서 환경보호를 외치며 인간을 악으로 규정하고 자연을 인간이 보호해야 한다며 자연 중심적 생각을 주장하는 것은 그 자체로 지극히 인간 중심적 교만한 생각이기에 모순일 뿐입니다. 그냥 애초에 인간 생존을 위해 인간 생존에 유리한 환경조건의 지속을 노리는 것 뿐이지 여기에 뭔 가치판단이 들어갈 여지는 없습니다. 이거야말로 지극히 과학적 태도인거죠.
오히려 인간이 자연을 어떠한 올바른 방법으로 다스려야만 한다는 것은 종교적 가치관에 기반을 둔 발상입니다. 인간이란 종이 일반 생물들이나 자연과는 다른 특별한 존재이고, 인간이 자연을 다스리는데 있어 올바른 방법과 그른 방법이 존재한다는 특정한 가치 판단이 개입된다는 점에서요. 물론 저는 제 자신이 종교인이라 후자를 따릅니다만, 가끔 과학적 입장이라 주장하면서 인간이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고 인간 스스로를 극단적으로 자학하는 이들도 보이는데 그들은 종교적 판단과 과학적 판단을 혼용한 모순덩어리라 보입니다. 대표적으로 그린ㅍ스 라거나 극단적 동물보호단체 같은 경우요..
아, 물론 플라스틱이나 방사능 폐기물 같은 물건은 과학적 입장이건 종교적 입장이건 줄이고 자제해야 하는건 맞습니다. 전자는 인간 생존에 적합한 환경의 지속 보전을 위한 인간중심적 주장 하에서, 후자는 신에 의해 특별한 존재로 선택된 인간이 세상을 올바르게 다스려야 한다는 신의 특별한 도덕률(탐욕 금지, 절제와 균형 등)에 따르기 위해서란 점에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