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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8 01:3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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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기억나네요. 비좁은 방송반 동아리 한구석에서 믿고 싶지 않았던 그 진실들. 다음날인가 며칠 후인가 사복경찰에게 동아리방 털렸어요. 우연히 방송반에 늦게까지 있던 동기, 그것도 여자애였던 애가 혼자 당하고(뭔가 물리적으로 당한건 아니고 그냥 못가져가게 하다 울기만 한것, 그래도 굉장히 충격받았을 거예요. 강남에 살던 애라 누군가에게 그럴데 함부로 대함을 받는 건 첨이던 친구라) 아침에 들어오는 사람 앞에서 엉엉울던 아이가 기억나네요. 꽤 나중이었는데도 그거 우리 동방에 있었던 건 어떻데 알았는지 넘 무서웠고 아직도 이렇구나 참 많이 화가났어요. 비디오 내용은 말도 못하게 충격적이었구요. 소위 운동권에 대해 꽤 중도적인 입장이었는데 그뒤로 꽤 참여했던 게 기억나요. 동기들 모두 그랬죠. 지금처럼 광주를 제대로 알아줄 수 있을 날이 올줄 몰랐어요. 비디오 뺐기고 너무 죄절스러웠거든요. 이런 나라에 산다는 게. 비디오가 진실이라는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