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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23 22:2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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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죽고싶다를 입에 달고 살던 동네 후배놈, 다른 몇 사람과 같이 술 먹다가 없어졌는데
좀 찾다가 에이- 하고서 술자리 파하고 가는 길에 지하철 역이 눈에 보이는데 설마... 하고 집에 가서 쓰러져 잠.
새벽에 걸려 온 전화... 그 녀석이 지하철에 뛰어 들었다는.
내가 지하철 역을 퍼다 봤던 그 시간에 그 녀석은 역 안 벤치에 앉아 있었던.
설마- 하고 그냥 집에 가지 않고 지하철 역으로 그 녀석을 찾으러 갔으면 뛰어드는 걸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술 마시다가 하도 죽고 싶다 하길래 '죽는 거 보다 견디고 사는 게 더 힘든 거야. 죽을 용기가 있으면 그 용기로 살아 봐' 라고 했던
20대의 내가 했던 치기어린 말을 안 했으면 살 수 있었을까....
1991년 즈음 2호선 신대방역.
미안하다 우영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