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28
2017-05-27 16:29:48
13
나는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내무반 쪽창 너머로 신병의 뒤통수를 천천히 흩었다. 아직 삭발이 익숙하지 않은듯 새파란 뒤통수에서 목덜미까지 난 솜털이 앳되보이는 신병의 나이를 가늠케 했다.
나는 짐짓 내무반 안의 이들은 들으라는듯 크게 '엣헴-' 한번 하고는 내무반의 문을 열었다.
순간 시야는 검어지고 거칠면서 묵직한 천의 느낌이 전신을 휘감았다. 이루 말할데 없는 아늑함이 머리를 천천히 무겁게 만드는 찰나 깨지는 듯한 고함소리가 내 귀를 찌른다.
"야! 이등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