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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0 04: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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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전여행도 그렇고, 전 농사짓는 집 딸로 태어난 입장에서 농활도 그닥 좋게 보진 않습니다..
그냥 티비속에서나 보는 조금 어려워보이는 일, 경험 했다고 '자기만족'이지 실상 농가 입장에선 도움 1도 안됩니다.. ㅎㅎ
오죽하면 저희 마을은 농활 오랜시간 받다가 안 받습니다. 농활 와서 작물들 만지는 법 알려줘도 일도 더디고, 멀쩡한 거 다 부러뜨리고, 밤에는 술먹고 조용한 시골마을 번쩍번쩍 시끌대고요...
무전도 별 다를 건 없을것 같네요. 나는 일 했으니 뿌듯하다? 게다가 이 여름이요? 실상 논일은 대부분 기계가 하고, 비싼 기계가 있는 곳은 품삯 주고 기계 빌려서 일합니다. 사람도 다 사서 쓰구요. ㅎㅎ..
실상 한 오분만 하고 힘들어 죽고 지치고.. 그런데 또 집에 온 손님이라 신경쓰여요. 냉장고 뒤져서. 없으면 사서라도 고기반찬 하다못해 생선이라도 올려야죠... 찬도 식구들끼리면 그냥 반찬통에 낼거 다 접시에 꺼내고, 진짜 전 어린 시절에 겪었던 경험 생각만 하면 지긋지긋해요..
그리고 안 먹던 새참있죠? 저희집도 식구들끼리 일하거나 하면 참 안 먹습니다. 그런데 외부인있으면 그거 챙겨줘야하는 데, 그것도 일이에요.
그냥 불편한 객손님이지, 도움되는 건 뭐 제 체감상 없습니다. 오히려 일 잘하나 못하나 계속 봐야해서 일도 더 더뎌요. 그런데 또 못함............ㅎㅎㅎ.. 그 와중에 혹시 일한 것 때문에 아프다고 할까봐, 그거까지 생각해가며 어렵지 않은 일도 시켜야하고.
실상 오히려 오늘 할일 이틀 나눠 하게하는 셈이예요..
무전여행, 농가에 도움의 손길, 좋은 경험. 그건 하는 분들 입장이구요 당하는 사람 입장에선 전~~~혀 아니에요. 제발 그거 알았으면 좋겠어요....ㅠㅠ
위에도 있지만, 삼시세끼보면 가지나 오이 이런거 있잖아요?
저희집도 농사짓고 텃밭 일구지만 그렇게 하려면 진짜 매일매일 가지쳐주고 열매 제때제때 따줘야해요 ㅋㅋㅋㅋ
그것도 다 손가고 귀찮아요.. 냅두면 그렇게 되지도 않아요.. 물론 생계로 하면 그렇게 따로 마련도 안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희도 대부분 작물 사먹어요...사실 도시 생활만큼 치열한 게 농촌 생활인데, 매체가 보여주는 이미지 덕에 농촌=여유라고 생각하는 거 같아요.. ㅋ_ㅋ...... 전혀 아닙니다.
여담이지만, 땅에서 바로 뽑은 양파와 파는 일반 흙묻은 작물과는 레벨이 다르게 맵습니다... 갑자기 겨울에 파까다가 울던 게 생각나서요.. 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