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00
2016-11-19 12:40:49
8
입장바꿔 생각해봅시다
당신이 나중에 결혼을 해서 부부가 차를 한대씩 가질 상황이 되지 못하여 엄마가 된 나는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애는 20개월이고 어떤 일이 있어 택시를 타기엔 가계문제로 너무 힘들고 어쩔 수 없이 사람이 많은 지하철을 타고 가야합니다
싫지만 꼭 그렇게 해야될 이유가 있습니다..그래서 아이가 평소에도 짜증을 많이 내기에 나는 그럴때를 대비해 똥을 싸면 안되니 기저귀도 준비하고 배고프면 짜증내니깐 애가 먹을 우유,간식거리를 준비하고 혹시 모르니 옷도 한벌 여분으로 준비하고 핸드폰에는 애가 좋아하는 영상도 미리 다운받아놓거나 사이트를 준비해두고 부피가 크고 번거롭지만 애가 좋아하는 책도 넣습니다.
무겁습니다. 그래도 아이에게 꼭 필요한 물건이니 한가득 가방에 넣어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지하철로 갑니다
아직 많은 역을 지나야하지만 아이에게 내가 준비해온 모든 수단을 써도 슬슬 아이 인내심에 한계가 옵니다
울며 짜증을 내기시작하면 이미 늦습니다. 나는 서둘러 애가 집에서 즐겨보는 만화를 핸드폰으로 틀어줍니다.
그래도 안그칩니다. 계속 웁니다..애가 좋아하는 만화니 소리가 크면 좀 집중하려나 싶어 볼륨을 키우지만 이미 아이의 짜증은 극에 달해 계속 웁니다.
여기서 내리면 다시 지하철을 타기 힘들겁니다. 주변에 미안하고 조금 힘들더라도 조금만 더 가면 목적지입니다. 어떻게든 아이를 달래고 어르고 합니다. 아이는 20개월입니다. 혼을 내볼까 싶어도 그 개월수에 혼내는건 오히려 역효과입니다.
이런 상황인게 아이아빠인 제 눈에는 정말 너무 뻔하게 비치면서 많이 안타깝습니다.
본인은 안그럴거라구요? 공공장소에서 애가 짜증을 낼때 만화로 애를 달래는건 가장 효과적이면서 쉬운 방법입니다.
소음에 대한 척도는 그 장소에서 나오기 힘든 만화영화소리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리 부모기준에서 소리가 작더라도 크게 다가올 수 있는 겁니다. 나는 그래도 소리를 작게 틀었으니 개념있는 엄마야 라고 생각하겠지만 주변의 시선은 내가 아가씨였을때와 다를거란 보장은 없겠지요..
본인은 안그럴것 같죠? 퍽이나 그렇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