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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9 20:5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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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누구의 능력을 제공하고 안하고가 우선인 문제가 아닙니다.
제겐 군대가기 전까지 한동네에서 친하게 지낸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 부모님께서 작은 식당을 하셨습니다.
정확히는 어머님께서 홀로 운영하셨죠.
그 친구의 아버님께서는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 부터 20대 후반인 지금까지 병으로 방에 누워 계십니다.
그렇지만 그 가족의, 특히나 자녀양육과 관련된 일은 친구아버님과 어머님이 충분히 상의 하신뒤 결정하셨습니다.
제 어려서 그 친구와 놀러 갈때마다 친구가 항상 하는 말이 있었습니다.
'가게 가서 엄마한테 물어보자'
함께 가게에 간 저희에게 어머니께서 항상 하시는 말씀이 있으셨습니다.
'엄마는 허락했으니 이제 집에 가서 아버지께 물어봐라'
그리고 저희는 함께 식당 뒤켠에 있는 친구집에 가서 아버님께 허락을 구했죠.
아버님께선 항상 '조심히 놀다오라'고 하셨습니다.
그제서야 저희는 놀러가곤 했습니다.
전 8시 통금만 지키면 어딜가든 상관 없었기에..
불알친구인 전 그 집사정을 어른이 된 지금 더 잘 알고 있는데, 아버님께선 친구가 유치원도 가기전 교통 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오셨고 가족의 생계는 오로지 어머님의 책임 이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가족의 중대사와 자녀 양육 문제는 당신 두분께서 함께 결정하셨습니다.
모유 수유를 함께 결정하는가 아니면 누군가 혼자 선택하는가의 문제,
이미 싫다는데 한번더 요구하는것 자체가 강요가 되는 상황
다 그럴 수도 있고 사실 이 자체는 별거 아닌 작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든 예가 적절치 않을 수도 있고 정관 수술이 더 알맞을 수도 있겠죠.
하기 싫다는데 하라는게 강요가 될수도, 의논이 될 수 도있
으며 모유 수유에 희생하는건 엄마만이 될 수도 부모가 함께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임신과 육아에서 한 일부분에 한정될 지라도 그것이 일방 당사자의 희생이란 생각부터가 잘못인것 같지만 일단 넣어 두겠습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자녀 양육환경이 실질적으로 일방의 희생인 상황이 있다는걸 알고 그 상황자체가 잘못되었다는걸 알기에 일단 넘어갑니다.)
'부부 둘중 한명만이 제공 가능하며 그것이 다른 상대방은 할 수 없기에 그 선택은 일방의 문제다' 라고 생각하신다면
그런 사고방식에 있어 부부 공동체와 결혼은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자녀 양육에 관한 선택의 문제는 누가 그것을 제공 할 수 있냐, 누구의 능력에서 나오냐가 중요한게 아니고 그들은 자녀 양육에 있어 모든 부분을 의논하고 결정할 수 있으며 해야하는 부모라는 것이 더 근본 문제입니다.
물론 이 선택에는 상대에 대한 존중 또한 동반되어야 할 것입니다.
작은 것부터 함께 의논하고 결정하며 부부 공동의 의사를 반영하는것이 옳다 생각합니다.
모유 수유에 관한 결정에 있어 아내분의 의견을 존중할 필요가 다른 선택에서 보다 클 지라도,
그것 또한 부부,부모 두 당사자의 의논과 결정이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