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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7 10:3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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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중수단, 올초부터 40~50명 수사선상에
인권센터 “군형법 동성애자 색출 활용” 비판
13일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이한열기념관에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발언하고 있다.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이 동성애자 군인을 색출해 형사처벌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수사 과정에서 수사 대상자들을 상대로 각종 인권침해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군인권센터는 13일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이한열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약 한 달 전부터 장 총장이 ‘동성애자 군인을 색출해 군형법 제92조6항 추행죄로 처벌하라’고 지시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센터는 “지시를 받은 육군 중앙수사단(이하 중수단)은 40~50여명의 신원을 확보해 수사선상에 올려놓고 있으며, 입건 목표를 20~30여명으로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까지 군인권센터가 진술서를 확보한 피해자는 약 15명이며, 모두 장교나 부사관 등 간부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인권센터는 중수단이 추행죄 처벌이 아닌 동성애자 색출에 목표를 두고 수사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이 센터는 중수단이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수사를 하던 중 한 피의자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알았고, 이 피의자의 진술을 토대로 ‘동성애자 군인’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 센터는 수사 과정에서 동성애자 군인에 대한 각종 비인권적 행위가 있었다고 비판했다. 센터가 피해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밝힌 내용을 보면, 중수단은 압수수색영장 없이 수사 대상자가 사용하는 휴대전호를 뺏아 그 자리에서 내용을 들여다봤고, 휴대전화에 저장된 지인들을 가리키며 그 중에서 동성애자 군인을 지목할 것을 강요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 센터는 “수사관들이 게이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에 위장 잠입해 동성애자 군인을 찾아다닌 정황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센터는 “수사팀은 진술을 확보한다면서 성관계시 성향이나 체위, 콘돔 사용 여부, 첫 경험 시기 등 수사 내용과는 관계없는 진술도 강요했다”며 “비협조적인 사람에게는 ‘부대 내에서 아웃팅(동성애자임이 강제로 알려지는 것)될 수도 있다’고 협박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