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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7 11: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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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생각하셨을 수도 있겠네요. 그렇다면, 이렇게도 한 번 생각해보시는 건 어떤지 권유드리고 싶습니다. 그 사람들이 왜 그렇게까지 했을까요. 그냥 심심해서 그랬을까요? 단순히 현 정부가 싫어서였을까요. '왜'를 한 번만 생각해주시길 바랍니다. 그 사람들이 거기 모인 이유는 크게 노동개악 반대, 세월호 인양 및 진상규명, 역사교과서 반대입니다. 세월호의 경우 어마어마한 사상자가 난 유래 없는 사건인데도 정부는 물타기만 하다가 흐지부지 끝냈죠. 세월호 선장 살인죄 때리고 그 이면은 책임지지 않았어요. 배를 인양하지도 않았구요. 충분한 예산이 있는데도요. 대신 그 돈을 국민들이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을 하나로 고정하여 창의적인 생각의 발전을 저해하는 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퍼부었죠. 조금만 사회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부정선거 때부터 그 분노는 쌓여왔을 것입니다. 세월호에서 한 번 그 분노가 터졌으나 여전히 정부는 불통으로 응답했고, 급기야 사람들의 생존권인 '직업'에까지 손을 댑니다. 바로 노동개악이죠.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걸린 일입니다. 언젠가는 터졌어야 할 분노가 그간 정부의 언론 노름질에 가려지고 가려지다 뿌리까지 곪아 이제서야 터진겁니다. 그런데 그냥 단순히 행진이나 할 수 있었을까요? 아니, 단순 행진으로 이번 정부가 알아들을 정부라면 그렇게 했겠지요. 이미 세월호 사건 때 우리는 단순 추모마저도 억압하고 국민을 적으로 돌리는 정부의 태도에 이골이 났었습니다. 그런데도 '경찰차를 부수고 쇠파이프를 들고 화염병을 들다니 불편하네요.'라는 말씀이 나오신다면, 네. 그냥 그렇게 사세요. 그러나 이것 하나만큼은 알아주시길 바랍니다. 프랑스 국민들이 법을 어기고 바스티유 감옥을 습격했기 때문에 오늘의 프랑스가 있었고, 이성계가 위화도에서 회군을 하였기 때문에 조선이라는 역사가 국사에 남았습니다. 가깝게는 이승만의 부정선거에 학생들이 들고 일어났기에 그의 독재가 막을 내릴 수 있었고, 광주에서 시민들이 들고 일어났기 때문에 오늘 당신은 '시위가 너무 과격하네요.'라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영상을 볼 수 있게 되었던 것입니다. 단순히 폭력시위정도로 매도 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대다수의 국민들은 그냥 가두행진만 했는데 일부 과격한 행동을 한 사람 탓에 시위 전체를 폭력시위로 매도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