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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04 18:5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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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선생님께 들은 얘기를 그대로 옮겨 써볼게요.
우리나라는 사교육이 특정 지역에 집중하여 번성해있죠. 그래서 문제를 저렇게 내면 수도권과 지방에 불평등한 문제를 내는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저런 문제를 실제로 냈던 시절을 보면 학생들은 학원에서 준 적중예상문제의 모범답안을 외워 썼습니다.
어떻게 다 외우나 싶을수도 있지만 전부 외우기만 하면 대학갈수 있다면 뭔들 못하겠습니까.
덕분에 사교육 받은 사람과 안받은 사람의 차이는 현저하게 드러나고,
대학에서는 차라리 모범답안을 모두 걸러낸 뒤 상대적으로 못쓴 답안에서 합격자를 고르는 지경이었죠.
현재의 한국 대입 논술의 형태를 바칼로레아와 비교해서 요리대회에 비유해보면 이렇습니다.
바칼로레아가 요리사들을 불러모은 뒤, 짧은 주제(ex.최고의 김치찌개를 만들어라)를 주고
재료준비부터 요리의 완성까지 요리사의 재량에 전부 맡기는 형태라면
한국의 논술은 사교육의 차이에서 비롯한 불평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요리사에게 김치찌개에 필요한 재료 및 조리도구를 모두 똑같이 준 뒤 순수하게 요리 실력만 보는 것이라고 여기시면 됩니다.
좀더 자세히 말하자면, 한국의 대입 논술은 주제와 관련된 논제(ex.제시문 가,나,다는 형평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세 제시문의 차이점을 비교하시오.)를 준뒤 고등학생 수준에서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제시문 가,나,다를 주고 논제의 답안을 쓰게 합니다.
예전에는 제시문이 좀 어려웠지만 지금은 형평성을 위해서 제시문은 쉬워지고 논제 작성이 어려워지는 추세로 가고 있습니다.
저는 프랑스의 논술 시험이 아주 바람직하다고 봅니다만, 우리나라의 논술 시험도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물론 논술에 대한 사교육의 영향은 여전히 크지만, 정말 논술에 재능있는 한마디로 논리력이 뛰어난 학생들은 학원 한번 안다녀도 머리 나쁜 학생이 학원 다녀서 쓴거보다 백번 만번은 나아요. 이건 사실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