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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0 14:3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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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다보면 요즘 학생들의 어려움과 마주하게 된다. sns, 티비, 유투브 등에 나오는 관심 분야의 대단한 사람들을 보면서 스스로를 ‘줄세우기’의 끝에 두고, 부족한 자신에 대해서 끝없이 자책하는 모습을 보인다.
"선생님, 저는 왜 이럴까요? 저는 왜 이리 부족할까요? 잘하는 것이 하나도 없어요. 공부도 못하고 운동도 못하고 친구관계도 안 좋고 외모도 멋지지 않아요." 아이들은 나에게 찾아와 자신이 부족하다고, 못났다고, 스스로가 괜찮다고 말해도 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호소한다. 가끔 손목을 가리는 아이들의 십중팔구는 스스로가 살아있다는 자극을 좋지 않은 방법으로 찾은 아이들이다.
심리학자 아론 벡에 따르면 우리는 자신을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 자각능력과 의식기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전 경험에서 비롯된 역기능적 신념이 부정적인 자동사고의 토대가 되어 그러한 부정적 자동사고로 인한 인지적 왜곡으로 우울이나 정서장애가 초래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충분히 기능하는 사람인데, 스스로 잘못된 프로그램을 설치해서 생각이 안 좋은 방향으로 전개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문제를 마주했을 때 그것을 극복할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스스로 알아차리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선생님, 저는 왜 이럴까요?’라고 말을 할 수 있는 학생은 사실 그 문제를 문제로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이다.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과 그 상황에서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에너지, 도움 되는 자원을 찾는 능력을 동시에 가진 것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이것을 말해줘야 한다. 스스로가 힘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도록 도와야한다.
우울감은 스스로를 쉬게 하고 주변에 도움을 청하게 하는 긍정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다. 스스로가 쉬어야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지금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해야하는 상황이란 점을, 지금 보다 더 잘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는 사실을 알아차려야 한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하고 싶은지, 자원은 무엇이고 방법은 무엇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은 지금 당장 눈앞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해도 앞으로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충분한 회복능력을 가지고 있고 또 옳은 인지적 사고를 가져야한다. 우울과 무기력은 스스로를 보호하거나 더 나은 나은 방법을 찾고 있다는 역설적인 노력의 증거이며, 아이들에게도 그것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
아직은 품안에 안고 싶은 아이들에게 너희에게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있고 수많은 자원이 있음을, 충분히 괜찮고 사랑스러운 사람이고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어 험난한 세상에서 버틸 수 있도록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다.
“너에게는 충분한 힘이 있고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뒤에서 선생님이 마음을 가득 담아 응원하니 하고픈 것 충분히 하고 싶은 만큼 하길 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