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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3 13:4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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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응원하는 이유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요즘 학생들의 어려움과 마주하게 된다. sns, TV, 유튜브 등에 나오는 관심 분야의 대단한 사람들을 보면서 스스로를 ‘줄 세우기’의 끝에 두고, 부족한 자신에 대해 끝없이 자책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선생님, 저는 왜 이럴까요? 왜 이리 부족할까요? 잘하는 것이 하나도 없어요. 공부도 못하고 운동도 못하고 친구관계도 안 좋고 외모도 멋지지 않아요." 아이들은 그렇게 자신이 부족하고 못났으며 자신에게 ‘괜찮다’ 말해도 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한다. 슬며시 손목을 가리는 아이들 중 적잖은 경우가 삶의 고민에 옳지 못한 방법으로 답을 찾으려 한 흔적을 가진 아이들이다.
심리학자 아론 벡에 따르면 우리는 자신을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잘못된 경험으로 생긴 옳지 않은 신념이 어떤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자동으로 떠오르는 생각의 토대가 되어 왜곡된 인지로 우울감과 정서장애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생각이 물처럼 부드럽게 흘러야 하는데 잘못된 틀로 인해 쳇바퀴처럼 제자리만 도는 것이다.
아이가 문제를 마주했을 때 그것을 극복할 수 있음을 스스로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생님, 저는 왜 이럴까요?’라고 말을 할 수 있는 학생은 사실 그 문제를 문제로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이다. 상황을 판단할 수 있고 도움을 청할 수 있으며 도움 되는 자원을 찾는 능력을 이미 갖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이것을 말해줘야 한다. 자신에게 힘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우울감은 스스로를 쉬게 하고 주변에 도움을 구하는 긍정적인 효능을 가지고 있다. 우울한 이에게는 스스로가 쉬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줘야 한다. 지금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상황이란 점, 지금 보다 더 잘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는 사실을 인식시켜줘야 한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하고 싶은지, 자원과 방법은 무엇인지 확인하는 것은 지금 당장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해도 앞으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우울과 무기력은 스스로를 보호하거나 더 나은 방법을 찾고 있다는 역설적인 노력의 증거이며 아이들에게 그것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
아직은 품 안에 안고 싶은 사랑스런 아이들에게 너희에게는 긍정적인 에너지가 있고 수많은 자원이 있음을,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고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어 험난한 세상에서 버틸 수 있도록 응원하고 싶다.
“너에게는 충분한 힘이 있고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뒤에서 선생님이 마음을 가득 담아 응원하니 하고픈 것 하고 싶은 만큼 충분히 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