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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7 16: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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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봐서 많이 쓴다고 옳은 표현이면, 국가의 존폐보다 훨씬 많이 사용하는 감기 빨리 낳으세요ㅠㅠ도 옳은 표현이 되겠네요. 단어 뜻을 잘 모르는 사람들의 흔적을 근거로 삼으시면 안됩니다.
위에서 언급되었다시피 존폐는 존속과 폐지를 말합니다. 존속과 폐지에 모두 호응해야 국가에 존폐를 쓸 수 있는거죠. 존망을 모르는 대학생도 존재하니, 존폐의 뜻을 제대로 모르는 사람도 얼마든지 있겠지만, '폐지하다'를 모르는 사람은 없죠. 저 대학생도 '국가'에 '폐지하다'가 어울린다고는 생각하지 않을 것 같네요.
제도를 폐지하거나, 누군가를 직위에서 몰아내거나, 식당하다가 폐업을 하는건, 존폐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주체가 존재합니다. 문장에 주어가 있다는 말이죠. 괜히 자동사 타동사 이야기한게 아닙니다. 그럼 국가를 폐지하기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존재는 누굴까요. 국민 5천만명이 동시에 '우리는 국가를 없애고 모두 무국적자가 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하는 상황은 있을 수 없으니, 국가에 폐廢를 쓸 상황 같은건 존재하지 않는거죠.
망亡과 폐廢가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예시를 드리자면
제가 식당을 하는데 수익이 마이너스만 찍히고 반등의 여지가 없다면, 망亡한거죠. 이건 제 의지와 무관하게 일어난 일입니다.
결국 빚이 쌓이다 눈물을 머금고 폐업廢業신고를 합니다. 가게를 폐하기로 한 건 제 의지로 결정한거죠.
이걸 놓고 '식당 망했어'혹은 '폐업했어' 어느쪽으로 말하든 듣는 사람은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겠습니다만, 문장 자체가 서술하고 있는 상황은 차이가 있죠. 정확히는 망해서 폐업을 할 수 밖에 없었던거구요. 亡과 廢는 상당히 다른 단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