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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6 18:2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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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책을 한권 읽었다.
낙관주의에 관한 책이었다. 한 페이지씩 읽을 때마다 내가 생각했던 그 동안의 가치관과 생각들이 너무나도 부끄럽기 짝이 없었다.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심장이 두근두근 거렸던 적은 없었다. 그래서 이 책에서 작가가 비판하는 철학자에 대해서도 공부를 해보기도 하고, 작가에 대하여 공부도 해보기도 하였다.
그러면서 느낀 것은 이 철학자의 행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이, 아 이런 생각도 할 수 있구나. 이렇게 해석을 할 수도 있구나. 요는 비관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긍정적이어야 한다는 이런 식의 주장을 펼치고 있었다.
실제로 나도 그렇게 느끼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너무 비관적이다 싶은 책들도 있었기 때문에 아 저런 식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구나, 라는 느낌을 줬을 뿐 실제로 마음에 와 닿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었지만 심장으로 느껴지지는 않은 그런 느낌말이다.
내가 읽었던 책의 작가는 이런 늬앙스로 이야기를 한다.
“아무리 그 사람의 말이 맞는 말일 지언 정, 세상에 그런 비관적인 사상을 이야기해 안 됀다. 그 사람이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세상 사람들은 충분히 고통스럽고, 힘든 세상 속에서 살고 있다. 힘을 낼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한다.”
정확하게 이렇게 이야기하진 않았지만, 내게는 이렇게 들려왔다. 글만 써 놓고 말 뿐인 사람이었다면 내가 느낀 그 크나큰 감동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작가는 항상 희망을 예찬하고 퍼트리기 위해서 일생을 바치었다.
사실 이 작가도 행복한 유아기와 소년기를 보낸 것은 아니다.
내가 느끼기에 저 비관주의를 퍼트린 철학자도 분명히 어두운 과거를 보내었지만, 그보다 더 심한 시련 속에서 일생을 살았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감동을 받았던 것 같다.
칠흑 같은 어둠에서도 빛을 찾으며 희망을 노래할 수 있는가? 라고 누군가 내게 묻는다면 아니 나는 절대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그 책을 읽은 그 주에 사람들에게 책의 이야기를 하면서 느꼈던 충격을 되새김 질 하였다.
이 책은 나의 잔잔하고 공허했던 호수에, 나의 인생에, 작은 돌멩이를 던졌다. 그리고 내 호수의 곳곳에 영향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