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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2 01:5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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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에 대한 분노가 서서히 끓어오르는 장면들이 이어졌었죠. 거실에서 사장의 '지하철 냄새인가 노인네 냄새인가 하여간 차 안에서 진동을 한다'는 식으로 밑밥이 깔렸고, 물난리로 인해 이미 상당히 피폐해진 상태에서 사모의 코를 막으며 차유리창을 내리는 행동으로 고조되다가, 인디언 분장하고 대기하던 중 선을 넘은 아빠에 대한 사장의 경멸과 무시로 극에 달했고, 결국 친딸이 찔려 쓰러지고 자기 아들도 기절해 있는 와중에도 냄새를 역해하는 모습에 폭발...
그리고 아부지의 욱하는 성격 탓도 없지 않았으리라 생각해요. 사장 가족 피서 갔을 때 빈 거실에서 술판 벌이다 자기를 바퀴벌레에 비유하는 아내에게 화가 나 술병을 쓸어버리고 멱살을 잡는 장면이 있는데 전 이게 본인 말처럼 농담이나 장난이 아니고 정말 욱해서 폭발한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사실 그렇게나 가난하고 사업에 줄줄이 실패한 사람의 내면이면 속에 당연히 격렬하고 병적인 분노가 잠재되어 있을 거라고 봐요. 타고나길 털털하고 유한 사람이라 평소엔 괜찮다가도 잠재된 열등감을 건드리는 키워드... '바퀴벌레'나 '냄새' 같은 것에 확 폭발해버리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