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56
2016-02-27 02:24:23
4
제국주의보다는 저항적 민족주의가 낫다는 말 자체는 공감합니다. 실제로 일제시대와 같은 직접적인 압제자의 억압 아래 놓인 민중에게 민족주의를 거부하라는건 나가 죽으라는 말밖엔 안되겠죠.
다만 우려되는건, 약자의 논리인 저항적 민족주의가 강자의 논리, 제국주의로 탈바꿈하는 경우가 있다는 겁니다.(원래부터 힘의 논리를 내포하고 있고, 집단구성원의 단결을 강조하는 면이 같으니까요. 사실 민족주의가 제국주의에 맞설 수 있는게 그때문이죠. 힘의 논리에는 힘으로 맞설 수 밖엔 없습니다,. 펜이 총보다 강하다곤 하지만 그거야 탁상공론이고 국제사회에선 주먹이 법보다 가깝죠.)
그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에 저는 민족주의 전반을 별로 좋게 보진 않습니다. 직접적인 제국주의의 억압에 맞서는 저항적 민족주의야 반전체주의,반제국주의의 범위 안에 들어가니까 그것으로 좋다고 약간 타협을 보고 있습니다.
언젠가, 언젠가는 민족주의가 효용성을 부작용이 넘어서는 때가 올거라고 봅니다. 다만 그 때가 진짜로 오는가, 그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탈민족주의로 나아갈 수 있는가는 확언하지 못하겠습니다. 여튼 인간은 놀라울만큼 발전하면서도 묘한데서 과거의 바보짓을 반복하는 행태를 보이니까요.
여튼 지금의 대한민국이 민족주의를 필요로 하는가를 묻는다면 아직까진 필요하다고 봅니다.(저 개인이 싫어한다곤 해도)
당장에 통일문제부터 그렇고 아직은 대한민국의 구성원들은 민족을 인식하고 있고 민족주의가 필요한 문제들이 남아있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벌써부터 환빠니 고토회복이니 하는 파시즘으로 이행하려고 하는 또라이들이 보이니까 한숨이 나오는거죠. 저렇게 자연스럽게 파시즘과 민족주의의 경계를 넘나드는 꼴을 보면 민족주의를 곱게 보기가 어렵습니다. 공산주의를 극도로 혐오하던 극우 민족주의자 김구선생조차도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라고 말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