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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11 21:5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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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랑 같네요.
저도 저희집이 가난한줄 알았어요.
부모님 힘들까봐 사고 싶은거 졸라보지 못했어요.
근데 내가 쪽팔림을 무릎쓰고 고등학교 수업료 보조받으면서 학교 다닐때 동생은 몇십만원짜리 나이키 신발을 신고 다니고
돈때문에 하고싶은 공부 포기할때 동생은 키가 작다고 클리닉에 다녔습니다. <심각하게 작은키도 아니고.대한민국 남자 평균키 정도 됩니다.>
다행히 성장판이 닫혀서 가망이 없고 수술로 늘일수밖에 없다고 해서 포기를 했었죠.
뼈를 자르고 붙이는 위험한 수술이라서 부모님이 반대를 했는데 아마 그것도 동생이 하고 싶다고 강력하게 졸랐으면 해줬을겁니다.
모든자식들의 소망은 부모님께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은 욕망이 있는 거겠죠. 님이 참고 양보한것도 아마 그런 욕망때문일 겁니다.
나는 내가 잘하면 달라질줄 알았습니다. 내가 희생하고 참으면 언젠가는 알아줄거라 생각했습니다.
근데 부모자식관계를 포함한 모든 인간관계라는게
내가 100을 줬을때 나한테 20만 주는 사람도 있고 내가 20을 줬는데 나에게 100을 주는 사람이 있다는겁니다.
그렇게 30년이 넘게 살다보니 어느순간 깨닫게 된게 내가 어떻게 해도 부모님은 변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나는 알아주지 않는 사람을 위해 희생할 만큼 고귀한 인격은 못되는지라 포기하는걸 택했습니다.
사랑받고 싶어서 눈치보고 참던 내 어린 모습이 미안해서..
꿈을 포기하고 혼자 서럽게 울던 내가 불쌍해서..
이제 과거의 나한테 너무 미안해서 그렇게 못살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