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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0 11:5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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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제목을 다크소울 짝퉁이었나?라고 지은 이유는 인왕을 플레이 해보기도 전에
다크소울 짝퉁 게임이기 때문에 플레이 해볼 가치도 없다 라는 의견이
커뮤니티 전반에 퍼져있기 때문에 그걸 의식한 다소 비꼬는 제목입니다.
실제로 제가 플레이 해본 인왕은 그렇게 단정짓고 지나치기엔 충분히 좋은 게임성을 지니고 있었고,
그래서 스크린샷도 일부러 아류작을 벗어나 독자적인 게임성을 구축하였다는 부분을 따놨는데,
위 댓글들을 보니 제가 인왕을 다크소울의 아류작으로 평가한다고 보시는 분들이 계신 것 같네요.
제목의 문제일까요...
한가지 짚고 넘어가자면 당연히 다크 소울을 언급할 수 밖에 없는게,
사실 모든 TPS는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의 영향력 아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모든 TPS가 시간의 오카리나의 짝퉁이라고 평가 받지 않는건
시점이나 카메라, 락온 시스템을 채용해 왔어도 게임이 유저에게 제공하는 경험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몬스터 헌터와 다크 소울(데몬즈 소울부터 이어져왔지만 이하 다크 소울로 칭하겠습니다.)이
똑같이 "하드한 전투"를 지니고 있지만 다크 소울이 몬스터 헌터를 표절했다고 보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크 소울도 보스전만 놓고 보면 결국 피하고 때릴 뿐인 메카니즘인데도 말이죠.
다크 소울은 몬스터 헌터에게서 시간의 오카리나 수준의 영향을 받았을 뿐,
다른 의도를 가지고 제작되었고 게이머에게 다른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죠.
다크 소울이 뭐 되는거 마냥 고평가 받는 이유는 다크 소울에는 단순히 하드한 전투 이상의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레벨업도 큰 의미없이 플레이어가 레벨업 해야 하는 하드함은 분명 몬스터 헌터에게서 영향력을 받았을 부분입니다.
하지만 그 영향력이 전체 게임이 제공하는 경험에에서 비중이 일정 이하기 때문에 표절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 셈이죠.
실제로도 전투 이외에도 철저하게 간소화됐지만 명확한 줄기를 지녀 뛰어난 몰입감을 제공하는 스토리텔링,
유저의 편의는 무시하는 불친절한 세이브 포인트, NPC는 진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원 빼곤 모두 죽일 수 있고
게임의 진행 순서도 유저의 선택에 따라 원하는 쪽으로 진행하고,
당시엔 업계의 관행처럼 용인되어 왔던 JRPG 특유의 클리셰를 하나 하나 반박하는 안티테제격 게임이면서도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는 파격적인 게임이었기 때문입니다.
인디 게임이 아닌 기업 단위에서 제작하는 게임들은 실패를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어떠한 흐름에 본인들만의 색깔을 붙이는 정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면서 완성도 있는 게임이 나왔을 때는 그 게임이 뭐 되는게 맞습니다.
개인의 호불호를 떠나서 몬스터 헌터도 다크 소울도 게임사에서 기억되야 할만한 수준의 게임인 것은 확실하죠.
가상의 수렵생활 체험이나 가상의 장작이 되는 체험을 심도있게 내놓았으니까요.
인왕의 전투가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다크 소울과는 다른 방식어어도, 미션별 섬방식 진행에 NPC를 죽이지 못해도
앞서 말한 예시와는 정 반대로 전투의 유사성 외에는 기존의 JRPG로 회귀하는 작품임에도
다크 소울이 개척한 장르적 이미지의 덕을 보는 게임임은 팀포2와 오버워치의 관계만큼이나 명약관화합니다.
세부적으로 보면 다른 게임이지만 개발진의 의도와 게이머에게 제공하는 경험은 유사하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아류작으로 매도하고 손가락질 할 필요는 없습니다.
애초에 게임계의 역사 자체가 다른 게임에서 영향을 받아 그걸 발전시켜나가는 방식이고,
오버워치나 인왕이나 모티브로 삼았던 게임에 안주하는게 아니라 +@를 시도하는 게임이니까요.
저도 리뷰에서 그걸 말하고 있구요.
하지만 모티브로 삼았다는 표현도 과하지 않을 만큼 영향력을 끼쳤다는 '사실 자체'는 부인할 수 없다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