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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29 05: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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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감정과 타고난 그릇의 크기가 달라서 타인의 행동을 예측하기란 힘들거에요.
딸이 더 예민하고 다혈질이었다면 당장 할머니한테 전화해서 이르고
외할아버지한테 준거 남은거라도 가져오라고 화내고
왜 맘대로 하나면서 가출이라도 했을지 모르죠...
만약 나였다면 하고 가정하는건 쓸데 없는 가정이에요.
저 아이는 내가 아니고. 나 또한 저 아이의 상황을 정확히 모르는걸요.
만약 저 간장게장이 딸이엄마 몰래 매일 할머니한테 전화해서 나 먹고싶어라면서 애교부리듯 힘들게 얻어낸거였고, 할머니 힘들게하지 말라며 타박하는 아빠의 구박에 기분이 상한 상태였다면?
몇날 며칠을 오매불망 기다렸는데 막상 마주한게 엄마의 빈 손이었다면, 과연 실망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뭐 딸이 생리때문에 거의 일주일 동안 아무것도 못 먹고 굶듯이 누워서만 살다가 겨우 게장을 먹을 수 있게됐는데...그게 할아버지한테 갔다고 해도 실망하지 않겠냐는거죠. 이 상황이었다면 본인도 아픈 상황에 예민해져있었을테니 이타적인 사고는 어려웠겠죠.
어쩌면 저 일이 계기였을 수도 있죠. 수능때문에 들어온 자기 선물을 엄마가 맘대로 처분했던 이력이 있다거나. 지속적으로 배려를 요구해온 상황이 쌓이다가 터졌을 수도 있고요.
저 상황은 기분이 안 나쁜게 더 이상한 상황이에요.
할아버지 주고왔어? 맛있게 자셨어? 그럼 됐어.
라고 말하는 효녀가 있기는 하겠지만 실제로 그 비위나 기분이 안 상했겠냐고요. 대부분 기분은 상했지만 애써 좋게 생각하며 넘기려는걸테죠.
사실 딸래의 감정에 이입해서 관점을 다르게 하면 이해 못할 감정도 아니잖아요?ㅎㅎ 충분히 속상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