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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9 11: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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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이 부족하다, 그릇이 맞지 않다... 이런 평의 댓글들이 많이 보이는데 그런 논의는 정치공학적 판단 하에서 나올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정치공학 역시 정치적 목적을 이루기 위한 중요한 요소입니다만 최종적으로 국민을 향하기 보다는 정치인 개인의 목적 성취에 초점이 더 맞춰질 수 밖에 없는 게 사실이구요.
유시민씨가 전략이 부족했다라... 그의 목적이 특정 지지층의 바람대로 대통령이 된다던가 당대표가 된다던가 하는 것이었다면 전략이 부족했다는 말이 딱 맞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저는 유시민씨가 그런 목표를 설정하는 것을 들은 바가 없습니다. 그의 목적은 늘 '정치개혁'에만 있었고, 그 정치개혁에 필요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자리도 마다치 않은 정치인이었습니다. 여전히 그것을 꿈꾸면서 정계 밖에는 살아가는 정치적 인간이기도 하구요. 거의 전략이 부족했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특정 지지층의 기대에 초점을 맞췄을 때만 맞는 말이지요.
그런 관점에서 그의 대표적으로 손꼽히는 단점이라면 김어준 총수의 말대로 권력욕이 없다는 것입니다. 유시민은 "내가 더 큰 권력을 얻어서 큰 변화를 만들겠다"라는 야망을 가지지않은 순수한 정치적 인간이라고 저는 평가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 때문에 그를 탓하기도 하고 아쉬워하기도 합니다만 그것은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권리일 따름입니다. 정치적으로 깊은 견해를 가진 모든 사람이 권력을 얻으려고 달려든다고 세상이 더 빨리 좋아질까요? 제가 보기엔 그렇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그보다 나은 대안이 없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문재인, 박원순, 이재명, 안희정 등등 적어도 지금 현재는 권력욕을 가지고 있는 좋은 정치인들이 많이 있습니다. 다만 그 힘이 집중되지 못할 뿐입니다. 그러면 왜 집중되지 못하는걸까죠? 역사적 안목, 정치적 의지, 전략적은 능력을 모두 한 몸에 갖춘 정치인이 아직 안 나타나서?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인물 중심에 계파가르기,편가르기 정치가 민주세력쪽 정치인과 지지층에 아직 팽배해있기 때문이에요. 이 사람은 이게 부족하고, 저 사람은 이게 단점이고... 부패세력들이 단점이 있건 없건 활용가능한 인물들의 모든 강점을 활용하기 바쁜 가운데 소위 개혁성향이 사람들은 있는 인물들도 단점을 찾아내서 솎아내기는 것에 집착하고 있는 것이죠.
제가 생각하기에 이런 지지층의 인식이 전환되지 않은한 어떤 뛰어난 인물이 나와도 우리는 그를 놓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