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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9 19: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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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MR제거의 신뢰성이 낮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네요.
음원을 어떻게 만지느냐에 따라 잘 부르는 것처럼도 못 부르는 것처럼도 만들 수 있더군요.
그리고 퇴화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 근거로 단순히 보컬 테크닉이 떨어진다는 점만을 지적하셨네요.
근데 성악도 아니고, 댄스가수를 단순 보컬 실력만을 평가기준으로 삼는 것은 맞지 않은 것 같습니다.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 같은 경우 엄청 대단한 테크닉의 보유자가 아니었지만 음악사에 큰 족적을 남겼고,
영원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경우 보컬도 뛰어나지만, 그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그의 춤 실력이었습니다.
예를 드신 소녀시대의 경우 해외에서 가장 먼저 인정받은 지점은 보컬이 아니라 '칼군무'였습니다.
카라도 마찬가지로 일본에서 엉덩이춤이 이슈가 되면서 많은 사랑을 받게 되었죠.
하여간 트와이스의 실력이 보컬적인 실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면 수긍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트와이스가 인기를 얻는 것이 사람들이 바보 같이 속아서 그렇다는 식의 말은 수긍이 안 됩니다.
저도 십수년 전 어릴 때 서양의 헤비메탈에 심취했던 적이 있었고,
작성자님과 비슷하게 댄스가수들을 무시하는 태도를 가졌던 적도 있습니다.
근데 세상을 살면서 여러 음악을 접하면서, 그것은 바보 같은 생각이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대중음악을 하는 뮤지션을 음악적 테크닉만으로 평가해봤자 의미가 없다고요.
BTS나 트와이스가 해외에서 유명해지고 그러는 건, 한국 아이돌만의 특색이 외국에 먹혔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나라 보이그룹이나 걸그룹이 우리나라 아이돌들처럼 높은 수준의 칼군무를 추는 걸 거의 본 적이 없거든요.
이건 우리나라의 특색이고 우리나라가 해외에 비교해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영역입니다.
퇴화라고 말씀하셨지만, 제가 보기엔 오히려 진화라고 볼 여지가 더 많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