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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9 02:3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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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시간은 알수 없어. 아마 두시나 세시, 그쯤이라고 생각해. 그렇지만 몇 시 인가 하는 것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 어쨌든 그것은 한밤중이고, 나는 완전히 외톨이이고, 내 주위에는 아무도 없어. 알겠니? 상상해봐.
주위는 캄캄하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소리라고는 아무것도 안 들려. 시계바늘이 시간을 새기는 소리 조차도 들리지 않아.
시계가 멈춰 버렸는지도 모르지. 그리고 나는 갑자기,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한테서 내가 알고 있는 어떤 장소로부터도, 믿을 수 없을 만큼 멀리 떨어져 있고, 그리고 격리되어 있다고 느껴.
내가, 이 넓은 세상에서 아무한테도 사랑받지 못하고, 아무도 말을 걸어주지 않고,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그런 존재기 되어 버렸다는 것을 알게 돼. 내가 그대로 사라져 버려도 아무도 모를 거야.
그건 마치 두꺼운 철상자에 갇혀서, 깊은 바닷속에 가라 앉는 것 같은 느낌이야.
기압 때문에 심장이 이파서, 그대로 찍. 하고 두 조각으로 갈라져 버릴 것 같은... 그런 느낌 알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