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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6 11: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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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 살 때 구정 때 가족들 모두 한국 가고 혼자 남아 할 일 없어서 홀로 대만 환도 여행 떠났었죠.
혼자 가는 거라 낮에는 구경, 밤에는 이동, 새벽에 차에서 쪽잠(구정 때 여행 픽크 타임이라 호텔 예약이 어려움) 자고,
대만은 지역마다 온천이 있기 때문에 온천 만나면 즐기는 것으로 생각하고 밤 12시에 떠났습니다.
아리산 가기 위하여 고속도로 타고 타이중(대만 중간지대) 내려와서 산길로 접어 들어 14번 도로 타고 내려가는데
마을과 마을 사이 거리가 좀 되고 인가가 없다보니 차 앞뒤에 차량 한대 없고, 험한 밤길을 혼자 달리고 있었죠.
대만 겨울날 밤기운은 습한 날씨에 기온이 내려가니 안개가 차 오르는데
헤드라이트는 멀리 비추지 못하고 고작 10~15미터가 전부 였습니다.
누구도 없는 산 길에서 헤드라이트 때문에 하얗게 피어나는 안개를 보며 귀신이 나올 듯한 음산 함을
온 몸으로 느끼며 자주 있는 지진 때문에 듬성듬성 구멍나고 허물어져 있는 도로를 주시하며 운전하였었죠.
학교 가는 길에 공동묘지가 있는데 밤중에는 간혹 귀신 불이 보이는 시골에서 자라 밤 길 걷는 담이 큰 저는
귀신이 나와도 괜찮은데 이쁜 귀신이 나와라 를 속으로 외웠죠.
4시간 이상 계속 운전하면서 내려온 터라 화장실이 급한 상황이지만 차를 세우면 당장이라도 귀신에게
잡혀 갈 듯한 오싹함에 계속 참고 참고 또 참고... 그러던 중... 저 멀리 뭐가 보이기 시작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