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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7 01:4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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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바닥 중에 법적으로 강제화되지 않은 것은 논의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임산부 배려석, 여성전용주차장 이런것이요.
여자가 똑같이 군대 가는 게 당연히 해결책이 아니지요. 님은 그게 해결책이라고 보나요? 여성 의무 복무가 모든 평등의 시작이다?
있는 군대도 한반도 위기 상황을 탈피하여 축소하고자 하는 마당에 참 고무적인 마인드인듯 싶네요.
남자도 힘든 군대 가는데 여자도 힘들게 뺑이 쳐야지라는 마인드로 살아가는 남성들이 부디 많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제 남편은 장교 출신이고 군부심이 큰 남자입니다. 자유분방하고 감수성이 높은 사람이지만 군대에서 혼란스럽고 굉장히 힘들었다고 하더군요. 수양록을 빽빽히 써간 흔적에 고스란히 남아있더군요. 솔직히 군대는 있었을 땐 정말 힘들지만 그래도 분명 배운것도 많다고 했습니다. 동기들과 아직도 연락하고 지내고 지나고보니 좋은 경험이었다고 추억하더군요.
나라를 위해 청춘을 희생한 명예로운 시간이었을테니.. 그리곤 뒤쳐진 시간만큼 더 생각하고 공부해서 어학연수도 다녀오고 취업도 하고.. 지금은 제 평생 친구이자 두 딸의 아빠가 되어있네요.
제 남편은 저에게 유리바닥 깨야한다, 군대를 왜 남자만 가야하냐? 이런 이야기 안합니다.
왜? 저와 이해관계가 깊은 관계니까요.
그는 유리천장에 제가 피투성이인채 헤딩하길 바라지 않고 노력하고 고생한 만큼 그 고생을 인정받길 바라고 제 두아이의 좋은 엄마이자 늘 행복한 자신의 동반자가 되어주길 바라죠.
하지만 님은 저에게 그런 것을 기대하지 않죠.
당연히 우린 서로 이해 관계가 다르니까요.
님이 사는 세계에선 억울하게 군대에서 청춘을 바치고 목숨과 자존감 인권을 유린 당하며 제대하고서도 뒤쳐진 시간 만큼 여자들은 공부하고 가산점까지 챙겨 누군가의 자리를 뺏는 존재일지도 모르니까요.
이해관계라는 거 이해가 좀 가시나 모르겠네요.
여성이란 이유로 받아가는 제도, 지원 정책들..
예전엔 그거 없어서
성폭행당하면 쉬쉬하고 결혼해야 했고
맨날 맞고 살면서도 이혼도 못하고 애들 줄줄이 낳아야 했었고
직장에서 성희롱 폭언 폭행 당했어야 했고
아이 낳고 우는 아이 젖떼고 한달만에 복귀해서 눈치보며 일해야 했죠.
똑같은 일 해도 딸린 자식들 있다는 남자들에 밀리고 일은 일대로 하고요.
우리 엄마들 이야기고 어쩌면 어느 세계에선 계속되는 이야기에요.
그런데도 여권 신장에 대해 여성들은 이야기를 할수 없고 무조건 여자도 군대를 가야 하나요?
입장차이, 이해관계를 간과하고 그리 주장하긴 어려우실 거에요.
통일한국, 출산율 부양 시급이란
시대가 바뀌어 가는 지금 이 상황에선 특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