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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06 00: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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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기술은 외국에서 거의 만들지만 그걸 응용하는 건 한국사람이 최고입니다.
어느 산유국 해상플랜트 메인 발전기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을 때였는데....
엔진은 미국 GE지만 나머지 부속물들은 여러 회사들의 제품으로 붙어 있어 정확히 뭐가 문제인지 모르고 있었는데....
일단 GE 엔지니어(라고 부르지만 현지 싼 가격에 계약한 프리랜서), 그리고 나머지 업체의 엔지니어들이 모두 파고 5미터의 뱃길을 두시간 동안 견뎌(?)내고 들어와 일주일간 정비를 해보았으나 같은 문제만 나타났습니다.
해당 제품의 정비는 해당 업체에서 진행해야만 한다는 계약 때문에 플랜트 제작한 우리 회사 엔지니어들은 놀고 있었는데, 들어온지 일주일 되니 육지가 그리웠던 해당 업체 엔지니어들이 돌아가서 문제 분석 후 다시 돌아온다고 하자 우리 프로젝트 보스가 한마디 합니다.
"고치지 못하면 너희는 돌아갈수 없다."
그 말과 함께 각 메이커와 계약했던 프리 엔지니어들은 메일로 해당 업체에 자신은 고칠수 없으니 본사에서 직접 인원을 보내라 메일 쏘고, 하루 거주 비용 28만원을 해당 메이커로 청구하기 시작합니다.(해상 플랜트에는 바다위에 있는 호텔 개념으로 세탁과 식사, 방청소까지 서비스되는 숙소가 있음. 호텔과는 격차가 아~~~~주 크지만....)
결국 며칠뒤 GE 본사에서 로직엔지니어까지 왔으나 고치지 못하자 우리 보스가 한마디 합니다.
"허가만 내주면 우리가 고쳐 보겠다."
고쳐지지 않으면 집에 돌아갈수 없는 상황을 그 로직 엔지니어는 이미 2주째 갇혀 있는 프리 엔지니어들을 보고 통감하고 있었고, 본사에 메일 발송 후 허가를 받게 됩니다.
그 허가 떨어지고 딱 24시간....
그 24시간 동안 우리측 기계 엔지니어 3명이 붙어 발전기와 함께 그에 연결된 각 기계들간의 커스터마이징과 일부 배선 변경, 그리고 테스트 후 모든 문제를 해결합니다.
GE 엔지니어마져도 감탄해 하며 어떻게 한거냐고 물어봤는데 그때 선임했던 키 154cm의 기계시운전 팀장은 끝까지 가르쳐 주지 않았습니다.
'너희 제품이지만 너희도 모르는 걸 해결했는데, 그걸 공짜로 알려주는 그런 병신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는단다."